11일 IMF의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데이터베이스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구매력평가(PPP·Purchasing Power Parity) 기준 1인당 GDP는 3만7542달러로 조사 대상 194개국 중 32위다.
PPP 기준 1인당 GDP는 나라마다 다른 물가나 환율 수준을 반영해 실제 국민의 구매력을 측정하는 지표다. 예컨대 1달러로 물건을 산다고 가정했을 때 물가가 비싼 유럽과 싼 아프리카에서 살 수 있는 양이 다르다. PPP는 이런 차이를 제거해 실제 생활 수준을 보여준다.
올해 일본의 PPP 기준 1인당 GDP는 3만9795달러로 31위다. 한국보다 2253달러 더 많고, 순위는 한 계단 높다. IMF는 한국과 일본의 격차가 점차 좁혀지며 4년 뒤에 순위가 역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이 일본을 앞서게 되는 것은 IMF가 관련 통계를 보유한 1980년 이후 처음이다. 1980년 한국은 5084달러로 2만769달러를 보인 일본의 4분의 1수준이었다. 2019∼2023년 한국은 PPP 기준으로 10.2% 성장하고 일본은 3.7% 성장에 그칠 것으로 IMF는 내다봤다.
PPP 기준 1인당 GDP는 2023년 한국이 일본을 역전하는 것과 달리, 1인당 명목 GDP 격차는 다소 벌어질 것으로 IMF는 예상했다. IMF 전망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1인당 명목 GDP는 3만1937달러로 세계 31위다. 일본은 4만1021달러로 25위다.
2023년 한국의 1인당 명목 GDP는 올해보다 20.9% 성장한 3만8612달러로 3계단 오른 세계 28위를 나타낼 전망이다. 같은 시기 일본은 27.1% 성장해 5만2140달러를 찍을 것으로 예상됐다. 4계단 상승한 21위로 예상된다.
꾸준히 좁혀왔던 전체 경제 규모 격차도 소폭 벌어질 전망이다. 한국의 명목 GDP는 올해 1조6570억 달러로 예상된다. 일본은 5조1760억 달러로 3.1배로 클 것으로 전망됐다.
1980년에는 한국이 650억 달러, 일본이 1조1050억 달러로 17.0배 차이였지만 한국이 더 빠른 속도로 몸집을 키우며 1994년 10.8배, 2005년 5.3배 등으로 꾸준히 줄어들었다. 배율은 지난해 3.1배로 최소를 기록한 뒤 2023년에는 3.2배로 소폭 확대될 것으로 IMF는 예상했다. 명목 GDP는 인구를 고려하지 않은 지표다. 올해 기준 일본 인구(약 1억2000만명)는 한국(약 5200만명)보다 2배가량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