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거래소가 지난 1∼8일 코스피 거래대금에서 공매도 거래 비중이 큰 상위 10개 종목의 주가를 분석한 결과 8개 종목의 주가가 이 기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팔고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이를 싼 가격에 다시 사들여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보는 투자 기법이다. 주가가 내려야 공매도 투자자는 이익을 볼 수 있다.
종목별로 보면 이달 들어 공매도 거래 비중이 가장 높았던 아모레G는 같은 기간 주가가 5.56% 내렸다. 아모레G는 전체 거래금액 중 공매도 거래액 비중이 40.53%에 달했다.
이어 공매도 거래 비중이 32.96%에 달한 한미사이언스는 주가가 12.03% 내렸고 공매도 거래 비중이 31.71%인 한화생명도 10.66% 하락했다.
다만 공매도 거래 비중 상위 10개 종목 중 에스원은 주가가 2.39% 올랐고 CJ대한통운은 보합세였다.
또 이들 10개 종목 중 6개는 공매도 평균가가 8일 주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 평균가는 투자자가 주식을 1주당 얼마에 공매도했는지를 평균적으로 보여주는 가격으로, 종목별 공매도 거래대금을 공매도 거래량으로 나눠 계산한다.
물론 각 투자자가 실제로 얼마에 공매도 거래를 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공매도 평균가가 최근 주가보다 높으면 공매도 투자자들이 대체로 수익을 냈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한미사이언스의 공매도 평균가는 약 4만2573원인 데 비해 8일 종가는 4만1300원이다. 공매도 투자자가 주식을 공매도 평균가에 팔고 최근 종가로 사서 갚았다고 가정하면 이 투자자는 1주당 1273원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경우 1주당 수익률은 2.99%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코스피 공매도 상위 10개 종목의 수익률은 평균 1.03%다.
이 기간 코스피가 4.79% 하락한 점에 비춰보면 공매도 투자자들의 초과 수익이 작지 않은 셈이다.
이런 공매도 거래자의 대부분은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다.
흔히 국내 증시에서 '개미'로도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자금과 신용력이 떨어지는 데다 예탁결제원의 주식 대차 시스템을 이용할 수도 없기 때문에 공매도 거래에서 소외되는 상황이다. 결국 공매도 거래에 참여하지 못한 대다수 개인 투자자들은 증시 급락에 따른 손실만 그대로 떠안은 셈이다.
실제로 지난 1∼8일 코스피의 공매도 거래대금 2조7087억원 가운데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액은 1조6642억원(61.44%), 기관의 공매도 거래액은 1조255억원(37.86%)에 달한 반면 개인의 거래액은 190억원으로 0.70%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