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민, ‘8언더파 맹타’ 제주서 신바람…“바람 부는 날이 좋아”

2019-08-0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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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삼다수 마스터서 첫날 단독 선두 출발

탄도 낮은 샷 구질 탓에 바람 부는 날 선호


이정민이 제주의 바람을 마음껏 즐기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반기 개막전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8억원) 첫날 8언더파 맹타 신바람을 냈다.
 

[이정민의 날카로운 아이언 샷. 사진=KLPGA 제공]


이정민은 9일 제주 오라 컨트리클럽 동‧서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6개를 잡아 8언더파 64타를 쳤다. 오전 조 10번 홀(파4)에서 출발한 이정민은 리더보드 맨 윗자리를 독차지했다.
KLPGA 투어 통산 8승을 거둔 이정민은 2016년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 3년 만에 모처럼 우승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이정민은 11번 홀(파5)에서 85m를 남기고 웨지로 친 세 번째 샷이 그래도 홀에 떨어지는 샷 이글을 기록하며 좋은 예감이 들게 만들었다. 이어 이정민은 15~17번 홀에서 3연속 버디를 낚은 뒤 후반 2, 4, 6번 홀에서도 징검다리 버디를 추가하며 깔끔하게 첫날을 마감했다.

이정민이 이날 최고의 샷 감을 보인 건 다소 의외다. 오전부터 오라 컨트리클럽에는 제주의 바람이 기승을 부렸다. 다른 선수들이 바람 때문에 애를 먹을 때 이정민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평소 바람 부는 날을 좋아하기 때문. 이정민은 탄도가 낮은 샷을 구사해 바람 부는 날 오히려 경쟁력이 더 있는 선수다.

경기를 마친 뒤 이정민은 “생각보다 바람이 많이 불었지만, 바람이 없는 날보다 바람 부는 날을 좋아해서 내가 구상했던 샷을 많이 할 수 있어 좋았다”며 “탄도가 낮은 샷을 구사하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에 비해 바람이 많이 부는 날 성공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다른 선수들은 날리는 샷이 많이 나오는데 난 그렇지 않아 자신감을 더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우승 소식이 없었던 이정민은 그간 소중한 깨달음을 얻었다. 그는 “하고 싶은 스윙을 하려고 쫓아가다가 잘 안됐다”면서 “하고 싶은 스윙과 할 수 있는 스윙이 엄연하게 다르다는 걸 깨달은 뒤 이제는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3주간의 휴식기간 동안 깨달음에 확신을 갖게 된 경험도 했다. 이정민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디 오픈 챔피언십을 참관하며 크게 느낀 점이 있었다. 그는 “그들과는 너무 다르다고 생각했다. 너무 다른 플레이를 하고 있고, 따라 할 수 없었다”며 “대회를 자주 나가서인지 문화 차이인지 모르겠지만 여유 있어 보였고, 경기에 모든 걸 걸고 집중하기보다 주위를 둘러보고 갤러리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고 ‘괜히 톱 플레이어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해야겠다’는 다짐에 확신이 든 계기였다.

이정민은 “그동안 2라운드에서 너무 방어적인 플레이를 했던 것 같다. 내일부터는 공격적으로 임할 생각이다. 다행히 내일은 오늘보다 바람이 더 강하게 분다고 하더라. 기대가 된다”라며 싱긋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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