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만에 탈 10위’ SK건설, 10대 건설사 복귀 과제는

2019-08-06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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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건설, 호반건설에 밀려 13년만에 시공능력평가순위 '10위권 밖'

수익성 높은 해외사업 수주로 재무구조 개선 이뤄 재진입 기대

[사진=SK건설 제공]

[데일리동방] 13년 만에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권에서 밀려난 SK건설의 10대 건설사 복귀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토교통부 ‘2019 시공능력평가’ 결과에 따르면 SK건설은 올해 호반건설에 자리를 내주며 11위에 자리하게 됐다. 지난 2006년 9위를 기록하며 10권에 첫 진입한 뒤 13년 만에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이다.

시공능력평가는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건설공사 실적,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를 종합 평가해 매년 7월 말 공시해 8월 1일부터 적용되는 제도다.

발주자는 평가액을 기준으로 입찰제한을 할 수 있고 조달청의 유자격자명부제, 도급하한제 등의 근거로 활용한다. 평가 유효기간은 1년이다.

SK건설의 10대 건설사 이탈 원인은 경영실적평가액 하락과 국내 주택사업 부진이 큰 요소로 꼽히고 있다.

SK건설 상반기 주택부분 실적은 1146억원 규모 대전 중앙1구역 재개발 수주 1건이 유일하다.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부산 부곡1구역 재개발 사업까지 포함해도 2건에 불과하다. 올해 분양실적도 신흥 SK뷰 일반분양 1096가구, 지식산업센터 신내SK V1센터가 전부일 정도로 국내사업에 소극적이다.

불안정한 재무구조로 인한 낮은 경영 평가액도 순위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SK건설은 공사실적 평가액으로 2조3318억원을 인정받았다. 1년 전보다 26% 늘었다. 반면 경영 평가액은 6989억원으로 1년새 14% 줄었다.

이로 인해 SK건설은 평가항목별로 공사실적(8위), 기술능력(9위), 신인도 평가액(9위)에서 모두 10위권 안에 자리잡았으나 경영 평가액은 10위권에 자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호반건설은 경영 평가액 부분에서 3조959억원을 기록, 시평순위보다 높은 6번째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16위(1조7859억원)를 기록했지만 13위인 계열사 호반(옛 호반건설주택·2조1619억원)과 합병한 점도 10대건설사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큰 요소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또한 최근 2~3년간 3만가구 이상의 주택을 꾸준히 공급한 점과 함께 차입금의존도, 자본금 등 경영비율 개선을 통한 재무건전성 확보에 성공하면서 순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말 기준 호반건설은 현금성자산 6967억원, 잉여현금흐름은 3059억원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은 19.5%에 불과할 정도로 재무건전성이 높다.

경영 평가액은 재무지표 등 경영상태를 평가하는 지표로 전체 시공능력 평가액의 36.1%를 차지해 40.4%를 차지하는 실적평가액 다음으로 비중이 높다. 시공능력 평가액을 평가하는 요소 중 기술 평가액 중요도는 점차 낮아지는 반면 경영 평가액의 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건설사 실적과 더불어 재무건전성 측면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2017년도 33.4%에 불과했던 경영 평가액은 지난해 34.3%, 올해에는 36.1%로 상승했다.

지난 4월 SK건설 안재현 사장(왼쪽)이 술타노프 우즈베키스탄 에너지부 장관(오른쪽)과 우즈베키스탄 정유공장 현대화를 위한 협약 체결식을 가지고 있는 모습.[사진=SK건설 제공]


SK건설은 수주확대를 통한 재무지표 개선으로 10대 건설사 복귀를 노리겠다는 심산이다.

SK건설은 안재현 사장이 취임한 지난해부터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연이은 수주에 성공하며 총 30억달러의 수주고를 올렸다.

올해에도 UAE 원유비축시설뿐만 아니라 벨기에 PDH 플랜트, 런던 템스강 하저터널 공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우즈베키스탄 정유공장 재정비 사업 등 유럽시장 진출로 연이은 해외 수주고를 올렸다.

SK건설은 개별기준 자본규모가 2016년 1조3717억원, 2017년 1조2479억원, 지난해 1조1263억원 등으로 3년 연속 줄었다.

그러나 최근 수익성 높은 해외사업 수주에 연이어 성공하면서 SK건설 자본규모와 경영지표 상승이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SK건설이 1차적으로 뛰어넘어야 할 호반건설은 높은 국내주택사업 의존도가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10대 건설사 타이틀 수성을 위해서는 사업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업계의 지적이다. 호반건설은 지난 2017년 사업 다각화 일환으로 해외 수주플랜트에 큰 강점을 갖고 있는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인수가 무산된 이후에는 별 다른 다각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주택사업에서 수익성 높은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강남권 재건축 사업, 대형 택지지구 개발 등을 수주해야 하지만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호반건설의 사업일원화와 SK건설의 고수익 해외사업 수주전략이 이어질 경우 순위가 뒤집어지는 것은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도 나온다. 호반건설과 SK건설의 올해 시공능력 평가액 차이는 1621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호반건설은 국내주택사업을 기반으로 성장을 거듭해 왔으나 향후 시장 불확실성으로 봤을 때 과거와 같은 실적을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SK건설은 수익성 높은 해외사업 수주전략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며 10대건설사 재진입을 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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