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전날(16일) 분식회계와 허위공시, 횡령 등의 혐의를 적용해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와 최고재무책임자 김모 전무, 심모 상무 등 세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들이 이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를 돕기 위해 삼성바이오의 자회사(단독지배)인 삼성에피스를 관계사(공동지배)로 기재하는 수법으로 삼성바이오의 자산 가치를 4조5000억원 이상 부풀린 혐의다.
삼성바이오의 자산가치가 부풀려지면서 모회사인 제일모직의 자산가치도 함께 부풀려졌고, 삼성물산과의 합병에서 9배 이상 유리한 평가를 받아 결과적으로 추가재원의 투입없이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지배권을 확보했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영장청구 사유가 증거인멸에서 분식회계로 바뀌었다는 것은 그 만큼 수사가 본류를 향해 진척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검찰주변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소환조사도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 등의 행위가 결과적으로 이 부회장을 위한 것인데다, 이 부회장의 승인이나 인지없이 벌어질 수 있는 성격의 사안이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조직체계 상 이번 사안에서 이 부회장 바로 아래에 있는 인물인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 팀장에 대한 수사와 사법처리가 끝나면 그 다음 차례는 이 부회장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시기는 다음 달 중순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 검찰총장이 들어서면 대대적인 인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인사시기는 8월초~중순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인사이동으로 수사 외적인 지체 요인이 발생하기 전 수사를 마치겠다는 것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삼성바이오 사건을 맡고 있는 수사팀(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도 적지 않은 변동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석열 중앙지검장 검찰총장으로 임명된데다, 수사를 실제로 지휘해온 한동훈 3차장검사가 검사장으로 승진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한 차장검사가 검사장이 돼 대검 참모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문제는 일본의 무역제재라는 뜻밖의 변수가 등장했다는 점이다. 무역제재의 직격탄을 맞게 된 삼성의 총수를 수사선상에 올리는 것이 재계의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관계자는 “가정을 전제로 말할 수 없다”면서 “원칙대로 수사할 뿐”이라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