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제2 데이터센터 설립을 위해 9월 중 최종 우선 협상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을 공개했다. 전체 부지 면적 10만㎡ 이상을 확보해 2022년 상반기까지 하이퍼스케일(클라우드 전용) 데이터센터를 세운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6월 용인시 공세동에 제2 데이터센터 설립한다는 계획을 백지화한지 한 달만에 공식적인 행보다.
또한 네이버는 제2 데이터센터 설립을 위한 TF를 꾸리고 부지 선정을 위한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이러한 네이버의 행보를 두고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기업의 데이터센터 부지나 설립 규모 등은 경영 비밀에 속하기 때문에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
네이버는 결정을 내리기 하루 전에 모든 관계자가 모여 새벽까지 긴 회의를 진행하는 등 고심을 거듭했다. 예전처럼 일부 기업·지자체를 대상으로 비공개 입찰을 진행해도 되는데, 굳이 외부에 관련 정보를 공개하느냐는 반대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10여곳이 넘는 지자체가 유치 의사를 비공식적으로 전달하는 등 관련 경쟁이 치열해지는 데다가,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주주 중심의 투명한 경영환경을 강조하는 기조에 맞춰 모든 정보를 외부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네이버는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해 구글, 아마존 등 대규모 해외 IT 기업에 맞서 데이터 주권을 지킨다는 계획이다. 현재 네이버는 춘천 데이터센터 '각'과 수도권 2곳 등 총 3곳의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동영상 등 데이터 집약적인 서비스를 개시한 후 데이터 수용량이 빠르게 차오르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3년 내로 제2 데이터센터 가동이라는 마지노선까지 세웠다.
네이버 제2 데이터센터는 LG유플러스 평촌 메가센터,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부산 데이터센터와 함께 한국에 몇 없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로 세워진다. 대규모 클라우드·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확장이 용이하게 설계된다. 실제로 네이버는 2022년 이후 세 차례에 걸쳐 데이터센터 규모를 확장할 계획이다. 확장이 완료되면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손 꼽히는 규모를 갖추게 된다.
'각'보다 더 큰 규모로 세워지는 만큼 더 많은 고용과 세수 창출이 기대된다(약 170명 이상, 연 70억원 이상 추정). 때문에 경기도 의정부시, 파주시, 남양주시, 충청북도 충주시, 전라북도 군산시, 경상북도 포항시, 인천광역시, 부산광역시 등 전국 많은 지자체가 유치 의사를 밝혔다.
부지 후보는 크게 수도권과 부산 인근으로 압축된다. 수도권은 분당 네이버 본사와 가까워 R&D센터 등 다양한 용도로 확장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부산은 대규모 부지 확보가 쉽고, 해외 인터넷망과 연결이 용이해 글로벌 데이터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