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韓기업 피해 발생 땐 대응"…日 수출규제 첫 경고

2019-07-0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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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한 달 만에 수보회의 주재…한·일 간 성의 있는 협의 요구

문재인 대통령이 8일 "한국 기업에 피해가 실제로 발생할 경우 우리 정부로서도 필요한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해 "저는 그렇게(한국의 대응 조치 현실화)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일본발(發) 경제 보복'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이 약 한 달 만에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청와대도 맞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국면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 4일 첫 번째 수출 규제 조치에 이어 추가 경제 보복 카드를 예고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오는 10일 30대 그룹 총수와 간담회를 열고 반도체 산업을 비롯해 국내 주요 산업의 대응책을 모색한다. 앞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7일) 4대 그룹 총수와 간담회를 했다.
 

문재인 대통령(맨 오른쪽)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문 대통령은 이날 수보회의에서 "최근 일본의 무역 제한 조치에 따라 우리 기업의 생산 차질이 우려되고 전 세계 공급망이 위협받는 상황에 처했다"며 "일본 측의 조치 철회와 양국 간 성의 있는 협의를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기업 피해 발생을 전제로 대응 조치를 언급하면서도 "대응과 맞대응의 악순환은 양국 모두에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상호 호혜적인 민간기업 간 거래를 정치적 목적으로 제한하려는 움직임에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우려하고 있다"며 "전례 없는 비상상황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와 경제계가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관 비상 대응체제 구축도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와 관련 부처 모두가 나서 상황 변화에 따른 해당 기업들의 애로를 직접 듣고 해결 방안을 함께 논의하며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며 "정부는 외교적 해결을 위해서도 차분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거듭 일본을 향해 "무역은 공동번영의 도구여야 한다는 국제사회 믿음과 일본이 늘 주창해온 자유무역 원칙으로 되돌아가기를 바란다"고 경제 보복 철회를 촉구했다.

여야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은 경제력에서 우리보다 훨씬 앞선 경제 강대국"이라며 "여야 정치권과 국민께서 힘을 모아주셔야 정부·기업이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는 단기적인 대응과 처방을 빈틈없이 마련하고 중장기적 안목으로 수십 년 간 누적돼온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며 "한·일 양국 간 무역 관계도 더욱 호혜적이고 균형 있게 발전시켜 심각한 무역 수지 적자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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