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일본처럼?...'日 디플레이션 사고' 세계 경제 위협

2019-07-0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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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이션에 익숙해진 日소비자·기업 씀씀이 인색...'고령화'가 발목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종종 일본의 디플레이션 사고방식을 문제삼는다.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에 익숙해진 일본인과 기업들이 소비와 투자를 꺼리면서 BOJ의 경기회복 노력을 좌절시키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 경제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최근 구로다 총재의 말을 받아 일본식 디플레이션 사고방식이 주변에 전이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다른 선진국들 사정도 일본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이유에서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사진=연합뉴스]


물가가 계속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켜 경기불황을 촉발한다. 일본 경제는 지난 30년간 디플레이션 수렁에서 6번의 경기침체를 겪었다. 그 사이 일본인들은 '절약이 미덕'임을 체득했다. 비즈니스위크는 일본에서 지난 30년간 돈을 절약하는 방법을 찾는 일이 일종의 국가적인 집착이 됐다고 꼬집었다.

한 예로 일본 블로거인 고마쓰 미와는 최근 현지 TV를 통해 지난 10년간 10만 달러(약 1억1800만원)를 모은 비결을 소개해 유명세를 탔다. 10년 동안 1억원을 모은 게 대수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가 사무직으로 월급 1300달러를 벌어 네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이라면 어떨까.

디플레이션은 일본 기업들의 씀씀이도 인색하게 만들었다. 불황에 제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올릴 수도, 투자를 늘릴 수도 없어서다. 이 결과 일본의 임금은 물가상승률이 반짝 상승세를 탄 1996년 이후 13%가량 줄었다. 선진국 가운데 유일한 일본의 임금하락은 이 나라 경제를 더 낭떠러지로 몰아붙였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새해마다 일본 기업인들을 만나 임금인상을 압박해왔을 정도다. 

안드레아 페레로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2014년에 쓴 논문에서 일본의 디플레이션이 지속된 이유로 인구 구조를 들었다. 고령인구가 금리상승과 경제성장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위크는 지난 5년간 일본의 사례가 다른 선진국에 대한 경고라는 데 전문가들의 공감대가 모였다고 지적했다. 일본뿐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이 이미 급격한 고령화를 겪고 있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약한 성장세로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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