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SWOT분석 26] OCI, 태양광 '치킨게임' 속에서 고군분투

2019-07-0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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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실리콘, 손익분익점보다 낮은 상황에서도…글로벌 공급확대 추세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 인수…바이오 사업 진출로 '신성장동력' 확보

[사진=OCI]

[데일리동방] ◆ 공정거래위원회가 5월 15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발표하면서 주요 기업의 산적한 과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기업들은 3~4세 시대 개막과 경영권 문제, 중국발 저가 공세에 따른 제품 경쟁력 회복 등 내부의 약점과 외부 위협을 기회로 전환하는 계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데일리동방은 대기업집단을 SWOT(강점・약점・기회・위협)으로 구분해 분석해본다. <편집자주>

◇강점 : 폴리실리콘 등 우수한 시장지위…바이오사업 진출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OCI는 폴리실리콘과 석유·석탄화학 제품 등에서 시장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태양광 소재인 폴리실리콘은 생산능력 기준으로 세계 3위 수준이다. 각 사업부문별로 매출 비중도 고르게 분배돼 있다. 올해 1분기 매출 6418억원 가운데 폴리실리콘 등 태양광 소재사업을 영위하는 베이직케미컬 부문이 45%(2896억원), 석유·석탄화학 사업을 하는 카본케미컬 부문이 45.8%(2939억원), 열병합 발전 등을 맡고 있는 에너지 솔루션 부문이 15.6%(1003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기존 화학·에너지 관련 사업에서 바이오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는 것도 강점으로 볼 수 있다. OCI는 지난해 부광약품과 합작사를 설립한 데 이어 최근에는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의 경영권을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는 췌장암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는 회사다. 비록 바이오 사업이 아직 수익성으로 이어지진 않지만, 수익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약점 : 외생변수 취약…지배구조 불완전

다만 아직까지는 주된 사업이 태양광·석탄화학 관련 사업으로 한정돼 외생변수에 취약하다. 특히 태양광 사업에서는 중국산 저가제품 공급이 늘자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태양광 소재 사업인 베이직케미컬 부문은 올해 1분기 772억원 적자를 봤다. 그 결과 OCI는 같은 기간 적자 401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산 제품공급 등 외생변수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휘청거리는 구조 탓이었다.

지배구조가 불완전하다는 것도 약점이다. OCI그룹은 창업자인 고(故) 이회림 회장의 첫째아들 고(故) 이수영 전 회장이 OCI를, 둘째 이복영 회장이 삼광글라스를, 셋째 이화영 회장이 유니드를 거느려왔다. 다만 그룹 핵심계열사인 OCI 지분은 이복영 회장(5.02%)과 이화영 회장(5.43%) 모두 유사한 비중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수영 전 회장의 아들인 이우현 부회장이 가진 OCI 지분은 5.04%로, 삼촌인 이화영 회장보다도 적다. 상속세를 내는 과정에서 최대지위를 잃은 것. 이우현 부회장의 지배력은 언제든지 위협받을 수 있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회 : 中 태양광 보조금 재개…사업 확대 통한 신성장 기회

올해 하반기부터는 중국 정부의 태양광 보조금 지급이 재개될 예정이다. 이는 중국 내 태양광 설치수요를 이끌어내면서 OCI가 실적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OCI가 겪고 있는 실적부진은 OCI 자체 문제라기 보다는 공급확대 등 업황요인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중국 태양광 보조금 등을 통해 태양광 수요가 늘어나면 폴리실리콘 등 OCI의 태양광 소재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중국은 최대 태양광시장으로 우리나라 폴리실리콘 수출의 90%를 차지한다.

OCI는 이질적인 분야로 사업을 확대해가며 기회요인을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 포스코와 손잡고 제철 부산물을 활용한 합작 화학회사를 설립한 바 있다. 철강 공정 부산물에서 나오는 석탄화학 원료를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바이오 벤처기업인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에 투자했다. 이처럼 분야를 넘나드는 신사업 발굴은 성장정체에 빠진 OCI에게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

◇위협 : 태양광 핵심소재 '치킨게임'…폴리실리콘 가격, 손익분기점보다 낮아져

태양광발전 핵심소재를 두고 벌어지는 '치킨게임'이 가장 큰 위협요소다. 특히 폴리실리콘시장은 제품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상황 속에서도 글로벌 제조업체들은 증설 및 설비전환을 늘리는 추세다. 특히 중국 측 공급공세가 거세다. 중국 Daqo는 오는 4분기부터 3만5000t 규모의 Phase 4A 공장을 가동키로 했고, Tongwei는 올해부터 6만t 추가 증설에 나설 예정이다.

수요를 뛰어 넘는 공급과잉으로 인해 폴리실리콘 가격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kg당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 5월 사상 처음으로 8달러대로 낮아졌다. 지난해 초 17달러 수준에서 반토막 난 상황이다. 폴리실리콘 업체들의 손익분기점은 kg당 14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제품가격이 생산원가에도 못 미치는 탓에 생산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제품가격 하락 속에서 살아남는 기업이 향후 시장을 차지하는 치킨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것. OCI가 이 같은 치킨게임에서 버텨낼 수 있는지가 중요한 변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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