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수출업계에 드리워진 먹구름이 심상치 않다. 미·중 무역전쟁 후폭풍 속에서 유가와 반도체 수출 단가 하락까지 겹치면서 주력 산업 경기에 때이른 찬바람이 불어닥쳤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달엔 수출 감소폭이 확대되면서 7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걷게 될 뿐만 아니라 3년 만에 두 자릿수 하락세까지 예고되는 상황이다.
관세청이 지난 21일 발표한 '6월 1~20일 수출입현황(통관기준)'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수출은 272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0.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기 대비 하루 늘어난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19억6000만 달러로 16.2%나 줄었다.
일평균 기준으로 보면, 수출 감소폭이 이달 들어 더욱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같은 기간 대비 이달 일평균 수출이 1.5%(3000억 달러)나 줄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6월 전체 수출까지 감소세를 보이게 되면, 지난해 12월에 이어 7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업계에서는 이달 전체 수출량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13.5%가량 감소한 442억 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도 예측됐다.
이 같은 흐름이면 설 연휴 동안 휴일 영향을 받아 두 자릿수 감소세(-11.3%)를 기록한 지난 2월을 제외하고 사실상 2016년 7월(-10.5%)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 마이너스 수출 성적표를 받게 된다.
수출 감소세 원인으로 지목된 반도체 분야는 하반기에도 성장둔화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은 지난해 11월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하며 하락세를 시작했다. 이후 △12월 -10.1% △1월 -18.4% △2월 -19.2% △3월 -16.4% △4월 -10.7% △5월 -22.6%를 기록하며 7개월째 감소세를 보였다. 이달 1~20일 반도체 수출이 24.3%가량 감소한 만큼, ICT 수출도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앞서 지난달 5월 하순(21~31일) 일평균 수출이 21억3000만 달러에 그치며 2~4월의 일평균 24억7000만 달러에 비해 큰 폭으로 축소된 점을 지적한 바 있다"며 "지난달 초반에 불거진 미·중 무역협상 결렬도 수출에 급격한 위축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다음 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무역협상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 하반기 수출도 두 자릿수 연속 감소세 탈출이 쉽지 않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부 경제라인이 교체되고 정치권 역시 정쟁에만 빠져 있는 등 정국이 불안정한 게 사실"이라며 "당장 경제 하방 리스크가 코앞에 닥친 만큼 국가 경쟁력 확보와 민생경제 회복에 매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