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중국 쓰촨성에 위치한 광한시가 최근 경제성장률을 조작한 사실이 중국 국가통계국 조사에 의해 밝혀졌다. 국가통계국은 최근 각 지방정부에 그간의 경제 지표와 관련 정확한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청했는데, 이 자료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조작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앞서 광한시는 지난해 지역 경제성장률을 9%라 보고하고, 이는 중국 성장률 6.6%를 크게 넘어서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제성장률 산출을 위해서는 국민소득, 인구 수 등 자료가 필요한데 광한시는 이 점을 이용해 지표를 조작했다. 국가통계국 보고서에 따르면 광한시 인구 조사 담당자들은 올해 조사 시작에 앞서 시 담당 공무원들로부터 미리 정해진 데이터에 맞춘 자료를 제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시 공무원들이 경제성장률을 조작한 것은 경제성과에 의해 승진이 결정되는 시스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랴오닝성, 네이멍구자치구, 톈진시 등에서 대규모 경제 자료 조작이 드러난 바 있는데 당시 조작에 가담한 공무원들은 “승진 기준에 맞춘 성과를 달성해야 한다는 압박이 심하다”고 말했었다.
이 같은 상황은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로 중국 경제 성장이 눈에 띄게 둔화되면서 나타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SCMP는 “경기 지표 조작은 미·중 무역전쟁 탓도 있다”며 “최근 발표된 5월 고정자산투자와 산업생산 등 경제 관련 지표들이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5월 중국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달의 증가율인 5.4%보다 0.4%포인트 둔화한 수치이자 2002년 2월 2.7%를 기록한 이후 17년 만에 최저치다. 1~5월 도시지역 고정자산투자(FAI)는 전년 동기대비 5.6% 증가해 시장 예상치 6.1% 증가를 밑돌았다.
근본적인 시스템의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에이든 야오 AXA 인베스트먼트의 선임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데이터 조작은 경제 상황과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관건은 중앙 정부의 철저한 관리 시스템”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