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가 지속되면서 새것에 구애받지 않고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이른바 ‘중고족’이 늘고 있다. 이에 부응해 중고거래 플랫폼 기업들도 신사업 페달을 강하게 밟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중고차 오프라인 매장을 열거나 가치가 높은 개인 중고물품을 선보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17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4%보다 0.2%포인트(p) 낮은 2.2%다. 지난달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 금융연구원 모두 2.6%에서 2.4%로 0.2%p 하향했다.
경기는 갈수록 불황이지만, 중고거래 시장은 호황이다. 중고거래 플랫폼 업체는 회원 간 직거래에 대한 장소 제공 수수료를 받지 않아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높다. 업체는 회원을 다수 확보해 광고, 중고차 판매, 공동구매 쇼핑몰 유인 등으로 수익을 낸다. 회원수 증가가 수익 증대로 직결되는 셈이다.
중고나라 네이버카페와 모바일 앱 거래액도 늘었다. 네이버 카페의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2조5000억원이다. 모바일 앱 연간 거래액은 론칭 3년 만에 4배 가까이 성장했다. 2016년 881억원, 2017년 2943억원에 이어 지난해 3421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성장 덕에 지난해 JB우리캐피탈, 키움증권, NHN페이코 등에서 100억원가량의 투자도 받았다. 이를 밑천으로 올해는 중고차 거래를 오프라인으로 확장했다. 국토교통부 추정으로 중고차 시장 규모는 2013년 337만7084대에서 지난해 약 373만대로 매년 늘고 있다.
그동안 자체 기준으로 선별한 딜러(판매자)의 차량을 중고나라가 인증하는 데 그쳤지만, 올해부터는 중고나라가 딜러의 중고차를 직접 구매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까지 맡는다.
후발주자인 번개장터도 가파른 성장세다. 2010년 서비스를 론칭, 앱 서비스로 출발한 지 5년 만에 다운로드 수가 3배 늘었다. 2014년 400만 건에서 2017년 1000만 건, 지난해 1200만 건을 달성했다. 지난해 실사용자(MAU)는 전년 대비 15% 이상 증가한 300만명이며 올해 5월 기준 420만명으로 집계됐다.
번개장터의 회원 연령대는 젊다. 사업 초기부터 모바일에 익숙한 10~20대가 주로 참여했기 때문. 현재는 사용자 연령도 확대돼 10~30대가 80%를 차지한다. 젊은층은 ‘물품’만을 중고로 거래하지 않는다. 번개장터에선 계약기간이 남은 원룸 등 생활서비스 거래도 가능하며, 인플루언서(영향력 있는 개인) 등 1인 사업자가 중고물품을 판매할 수 있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99년생인 한 회원은 ‘온라인으로 옷을 사서 마음에 안들면 바로 반품하고, 마음에 들면 입다가 중고로 되파는 게 익숙하다’고 말할 정도로 요즘 젊은층은 중고제품 거래에 거부감이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