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첩을 만들어 전달하는 건 중국의 협력을 촉구하기 위한 섀너핸 대행의 아이디어였으며 웨이펑허 부장은 놀란 기색으로 이를 받아들고는 동석한 참모에게 곧바로 넘겨준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이 미 국방부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섀너핸 대행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 대화에서 웨이펑허 부장과 회담하면서 초반에 사진첩을 건네며 선물이라고 말했다.
32쪽 분량의 사진첩에는 북한 선박의 불법 유류환적 장면을 포착한 사진과 위성 이미지가 포함돼 있었으며 다수 사진에는 날짜와 시간, 장소, 설명이 곁들여져 있었다고 AP는 전했다.
AP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사진첩에는 인공기를 단 유조선 '금운산 3호'가 파나마 선적 유조선 옆에서 다수의 호스로 연결된 사진이 들어있었다. 촬영날짜는 2018년 6월 7일로 표기됐다.
유엔은 지난해 10월 이 환적이 유엔 결의 위반이라며 두 선박을 제재한 바 있다.
또 다른 사진에는 북한 선박 '안산 1호'가 북한 남포항에서 해저 파이프라인으로 정제유를 내리는 모습이 들어있다고 AP는 전했다.
섀너핸 대행은 회담에서 웨이펑허 부장에게 "미국과 중국 해군이 이런 유엔 제재 위반을 막기 위해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회담 다음날 열린 안보 컨퍼런스에서 "(웨이펑허 부장에게) 아름다운 책을 줬다"면서 "이것이 우리가 협력할 수 있는 지역이라고 말했다"고 했다고 AP는 전했다.
사진첩을 만들어 '선물'하는 것은 섀너핸 대행이 고안한 것이며 섀너핸 대행이 책자에 들어가는 사진과 정보를 기밀해제하는 과정을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섀너핸 대행의 '선물'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최근 보도로 알려진 바 있지만 상세한 내용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