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는 10일 '경제동향 6월'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생산이 소폭 확대됐고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지속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내수가 둔화하는 가운데 수출이 위축되는 모습을 유지하는 등 전반적인 경기 부진이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KDI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5개월간 '경기 둔화' 진단을 내놓다가 4월에 처음 '부진'이라는 단어를 썼다. 5월에도 경기 부진 평가를 유지했다.
KDI 연구위원은 "지난달에 보였던 경기 부진이 이달에도 계속되고 있는데, 수출 등 대외 여건이 좋지 않아 상황이 빨리 개선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4월 전산업 생산 증가율은 0.7%로 전월(-0.5%)보다 개선됐다. 반도체·자동차를 중심으로 광공업 생산 감소폭이 줄었고, 사회복지·보건서비스를 중심으로 서비스업 생산 증가폭이 확대된 결과다.
KDI는 이를 두고 "조업일수 변동(1일 증가)을 감안하면 생산 증가가 추세적이라고 평가하기는 아직 어렵다"며 "광공업 생산과 서비스업 생산이 전월보다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일시적 요인을 감안할 때 전반적인 산업 생산의 흐름은 부진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4월 소비에 대해서는 "소매판매액 증가율이 축소되면서 민간 소비는 완만하게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은 4월에 1.4%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1분기 평균치(1.7%)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다만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0.8%)보다 높은 1.5%의 증가율을 보였다.
4월 투자에 대해서는 "설비 투자의 감소폭이 일부 축소됐으나, 건설투자를 포함한 전반적인 투자의 흐름은 부진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자본재수입액이 큰 폭의 감소율을 지속하는 등 설비 투자의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건축기성의 감소가 지속하고 주거부문 선행지표가 부진해 당분간 건설투자의 감소세는 지속할 전망"이라고 봤다.
5월 수출에 대해선 "세계 경기의 둔화 추세가 지속하면서 반도체·석유류 등을 중심으로 감소폭이 확대됐다"며 "반도체 등 주요 품목들의 감소세가 지속하며 수출이 부진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 같은 경기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38.9%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KDI 관계자는 "미국 경제는 주요 선행지표가 하락세를 보이며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며 "중국 경제는 무역갈등이 심화되고 실물지표도 대부분 악화하며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