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는 중국 인재를 대상으로 중국 정부와의 연결고리를 집중 조사하고 중국 학생에 대한 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달 애틀랜타 소재 명문 사립대인 에모리대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도 공개하지 않은 중국계 교수 두 명을 해고한 게 그 예다. 중국 교육부는 이날 미국 유학 비자 발급 거부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미국 유학 전 관련 리스크를 면밀히 평가해 충분히 준비하라고 경고했다.
미국에 체류하는 중국 대학원생과 연구원 몇몇은 블룸버그를 통해 학업과 근무 환경이 점점 비우호적으로 변하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인 과학자와 유학생을 동원해 미국의 첨단 과학기술을 빼돌리고 있다는 주장을 해왔다.
블룸버그는 지난 수십년 동안 미·중 협력 거점 가운데 하나인 교육 분야에서 나타나는 이런 변화는 두 경제대국의 관계가 '의존'에서 '의심'으로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양국 갈등이 격화하면서 중국인 유학생 증가세는 둔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동시에 중국 정부가 후원한 학생들에 대한 미국 비자 발급 거부 비율은 올해 1~3월 13.5%까지 높아졌다. 비교하자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3.2%에 불과했다.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보통 3주가 걸리던 연례 학생 비자 갱신이 이제는 몇 달이나 걸린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기술 유출을 우려해 과학과 공학을 전공하는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비자 발급 규정을 강화해왔다. 최근에는 모든 비자 신청자들에게 지난 5년간 사용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제출토록 하는 등 비자 발급 장벽을 높이고 있다.
미국 연구소에서 중국인 연구원을 퇴출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에모리대 외에도 세계 최고 권위의 암전문 병원인 텍사스대 MD앤더슨 암센터는 중국 정부를 위한 스파이 행위를 의심해 중국인 과학자 3명을 쫓아냈다.
일각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인종에 근거한 차별을 금지하는 미국 연방법에 위배되는 것 아냐니는 지적도 나온다. MD앤더슨 암센터에서 근무하는 한 중국계 미국 시민권자는 최근 과학전문지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인종 프로파일링의 압력을 확실히 느끼고 있다"면서 "이미 몇몇 제안이 와서 조만간 암센터를 떠날 가능성이 무척 높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이런 압박이 미국의 기술을 보호할 수는 있겠지만 중국 인재의 귀국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 기회를 이용해 중국 학교, 연구소, 기업들이 미국 내 중국 인재를 흡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중국 정부가 원하는 것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는 해외로 유출된 자국 인재들이 다시 돌아오도록 2008년부터 막대한 연구 지원과 보조금 등을 지급하는 '천인재능(Thousand Talents)'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중국 지안대는 에모리대에서 퇴출된 리샤오장 교수와 연구팀을 모두 끌어안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