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중국 매체 아이루이왕(艾瑞網·아이리서치)에 따르면 샤오허우쥔(肖厚君) 취터우탸오 편집장은 최근 회사에 퇴임 의사를 밝혔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가정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샤오 편집장에 앞서 지난달 21일 리레이(李磊) 취터우탸오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도 퇴사를 결정했다. 한달 새 회사 설립에 기여한 주요 임원이 회사를 그만 둔 셈이다.
이들이 중국 IT업계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는 취터우탸오 뒤로한 채 떠나는 이유는 뭘까. 아이루이왕은 최근 취터우탸오의 부실한 성적이 그 답이라고 풀이했다.
취터우탸오는 지난 2016년 6월 탄스량(譚思亮)과 리레이가 설립한 뉴스정보 앱이다. 단순히 뉴스 콘텐츠를 제공만 하는 게 아닌, 사용자가 콘텐츠를 공유했을 때 사이버머니를 지급하는 새로운 방식을 선보이며 출시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3~4선(중소도시) 시장을 공략한 게 주효했다. 취터우탸오의 독자는 3~4선 도시 여성이 대부분으로, 1~2선 도시(대도시) 남성 위주의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경쟁 업체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와 차별을 뒀다.
탁월한 전략 덕분일까. 취터우탸오는 가능성을 인정 받아 중국 대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었다. 중국 IT 공룡 텐센트, 대륙의 기적으로 불리는 샤오미, 중국 전자상거래 2인자 징둥닷컴 등을 주요 투자자로 유치했다.
거대 자본을 등에 업고 빠른 성장을 거둔 취터우탸오는 설립 2년 만인 지난해 9월 나스닥 입성에 성공했다. 미국 나스닥 상장 첫날 거래 시작과 동시에 주가는 공모가 7달러에서 30% 급등한 9.1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2분 만에 48.86% 크게 올라 거래가 중단됐고, 거래 재개 이후에도 주가는 191.29%까지 치솟아 장 마감 때까지 5차례나 거래가 중단됐다. 이날 마감가(15.97달러) 기준 시가총액은 46억 달러(약 5조2000억원)로 단숨에 중국 유력 언론 시나닷컴을 따라잡았다.
◆中 스타트업 ‘고질병’ 무분별한 투자로 위기 자초
이 같이 승승장구하던 취터우탸오에 대한 위기설이 불거지고 있는 이유는 부진한 성적 때문이다.
취터우탸오의 1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영업 매출은 11억118만 위안(약1879억 6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3% 증가했다. 동시에 적자도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적자는 6억882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적자인 5억1440만 위안을 훨씬 웃도는 규모다.
사실 취터우탸오의 적자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1분기 적자는 각각각 1086만 위안, 9476만 위안, 1억943만 위안, 6억882억 위안으로 꾸준히 늘어난 것.
아이루이왕은 취터우탸오가 이처럼 짦은 시간 안에 위기에 빠지게 된 원인으로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 △무분별한 투자 △서비스의 한계 등을 꼽는다.
실제 취터우탸오의 지난해 3분기 마케팅·운영 비용은 10억45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59%나 늘어난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12억97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운영 비용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루이왕은 "취터우탸오가 설립 초기 이용자 확보를 위해 무분별한 투자를 감행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취터우탸오 뿐만 아니라 중국의 많은 스타트업에서 나타나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이기도 하다. 중국 공유자전거 업체인 오포(ofo)가 무분별한 해외 진출로 몰락의 길로 들어선 것이 대표적인 예다.
뉴스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인 만큼 이용자들의 신뢰도도 문제가 됐다. 최근 중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가짜뉴스와, 출처를 알 수 없는 정보까지 취터우탸오에 게재되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사항이 늘었다.
아이루이왕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와, 서비스의 한계 등으로 취터우탸오가 위기에 빠졌다”며 “새로운 돌파구를 빨리 마련하지 않는다면 오포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