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IE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3일 평양에서 북쪽으로 약 160km 거리에 있는 자강도 우시군의 북상협동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 99마리 중 77마리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폐사했다고 보고했다.
북한 당국은 폐사하지 않은 나머지 22마리 돼지에 대해서도 방역 차원에서 살처분 했다. 북한은 현재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곳은 이 농장 한 곳 뿐이라고도 밝혔다.
북한은 현재 발생농장을 봉쇄해 이동을 제한하고 있으며 사체와 부산물을 폐기 처리하고 소독을 실시하는 등 방역조치를 취했다고도 전했다.
특히 북한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은 가뜩이나 식량부족을 겪는 북한의 식량난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최근 10년래 최악의 식량난을 겪는 북한의 식량 부족사태를 더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이달초 유엔식량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은 북한의 식량난이 10년내 최악을 기록할 것이라며, 북한주민 40%인 110만명이 식량난으로 굶주리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북한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발로 더는 '안전지대'가 아니게 된 우리나라도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예방 백신이 없어 치사율이 100%에 가깝고 바이러스 생존력이 매우 높은 가축 전염병이다. 주로 아프리카·유럽에서 발생하다가 지난해 8월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중국에서 발생한 후 몇 달 만에 중국 전역으로 확산됐다. 중국 정부는 올해 최대 2억 마리가 폐사하거나 살처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실상 중국 전역의 양돈 농가가 궤멸 상태에 이르렀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발 아프리카돼지열병은 현재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홍콩 등 아시아 전역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올 2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처음 확인된 베트남의 경우, 이미 전체 국토의 3분의 2 가량에서 발병 사례가 발생했으며, 현재까지 170만 마리가 넘는 돼지가 살처분됐다고 뚜오이째 등 베트남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