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금융수장 "위안화 투기세력 막대한 손해 입을 것" 경고
궈수칭(郭樹淸)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 주석은 25일 칭화 우다커우 글로벌 금융포럼에 보낸 서면 개막사에서 “"위안화를 공매도하는 투기세력은 반드시 거대한 손실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홍콩 명보 등 현지 언론들이 26일 보도했다. 궈 주석은 단기적으로 위안화 환율 파동이 나타나는 것은 정상이지만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 펀더멘털로 볼 때 위안화 평가절하가 계속해서 이어질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궈 주석은 “중국은 세계 최대 경제성장 엔진으로, 매우 좋은 시장공간과 성장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경제 성장에 따라 위안화 시장환율도 구매력평가 환율에 부단히 근접해갈 것”이라고 위안화 환율 안정 의지도 피력했다.
◆트럼프 '환율전쟁' 선포에··· "위안화 급락은 미국 때문" 반박
궈 주석은 이날 미국을 직접적으로 겨냥, 최근 위안화가 비교적 큰 폭 절하된 것은 미국이 무역전쟁을 격화시켰기 때문이라고도 꼬집었다.
최근 위안화 가치 급락 현상은 미·중 무역 갈등 고조에 따른 시장의 자연스러운 반응의 결과로, 중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위안화 가치 하락을 유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최근 미국이 사실상 중국을 저격, 통화 가치를 절하하는 국가에 상계관세를 매기는 규정을 추진하는 데 대해 강력히 반박한 셈이다. 이는 미국이 사실상 중국을 향해 '환율 전쟁'을 선포한 것과 다름없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최근 들어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이달 들어서만 위안·달러 기준 환율은 약 2.5% 올랐다. 지난 9일부터 11거래일 연속 치솟았을 정도다. 환율이 올랐다는 건 통화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위안·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7위안을 넘는, 이른바 '포치(破七)’ 우려가 커지자 중국 금융 당국자들은 잇달아 환율 안정 발언을 내놓는 모습이다.
류궈창(劉國强) 인민은행 부행장은 23일 인민은행 직속 경제매체인 금융시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비록 환율이 우발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시장은 전체적으로 평온한 상태"라며 "'사고(出事)’가 나지 않을 것이고, (사고가 나도록) 허용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안화의 급락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성쑹청(盛松成) 인민은행 참사(고문)는 22일 관찰자망(觀察者網) 기고문에서 "현재 상황에서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서는 것은 중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는 시장 자신감에 비교적 큰 충격을 가져오고, 자본 외부 유출을 가속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향후 중·미 무역 담판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칼자루를 쥐여주는 것이 되고 만다"고 우려했다.
◆미·중 무역전쟁 고조··· 위안화 '포치' 가능성↑
최근 중국은 위안화 환율 방어를 위해 지난 15일 홍콩에서 환율안정 채권인 중앙은행증권(Central Bank Bill) 200억 위안어치를 발행한 데 이어 추가로 홍콩에서 중앙은행증권을 발행하겠다고 예고하는 등 부분적인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중앙은행증권은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일종의 단기채권으로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장치다. 홍콩의 위안화 유동성을 흡수해 결과적으로 홍콩 역외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절상을 유도하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의 '포치' 우려는 좀처럼 가시지 않는 모습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지(BoA메릴린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무역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중국이 위안화를 이용해 미국의 관세 공격에 대응하려 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시장에 위안화 절하 전망이 확산되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7.13위안 선까지 절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OCBC은행은 "무역협상 합의 기대감이 깨지고,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이어가면 위안·달러 환율이 7.03위안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인민은행은 '역주기 요소(counter-cyclical factor)' 도입을 통해 위안화 절하 압박을 낮춰 위안·달러 환율은 7.0~7.1위안 선에서 유지함으로써 금융시장에 위안화 급락에 따른 불안을 막으려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