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동통신사들도 화웨이 신제품 판매를 무기한 연기했다. 영국 이동통신사들 역시 화웨이 첫 5G 스마트폰 사전예약을 멈췄다. 반도체 설계사 ARM도 화웨이와의 사업을 중단했다. 해외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모인 국내 온라인 카페에서도 관련 소식이 공유되면서 “화웨이 제품을 더 쓰고 싶지만 불안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는 국내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가 '외산폰의 무덤'이라 불릴 정도로 화웨이도 국내에서 맥을 모추고 있다. 하지만 일부 통신사에서 화웨이폰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화웨이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도 당장 제품 판매 중단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KT는 화웨이 스마트폰 비와이 1~3, 태블릿 비와이패드 1~2, 스마트워치 Gi 스포츠 등을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화웨이 H폰과 P9을 판매중이다. SK텔레콤은 화웨이 제품을 다루지 않는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H폰과 P9은 2016년에 출시됐는데 2019년은 스마트폰 교체주기인 1년 8개월을 훨씬 넘어선 시점”이라며 “애초에 들여온 물량도 몇만대 되지 않는데다 재고 역시 바닥에 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화웨이폰은 수요도 공급도 거의 없어 문제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관심을 모은 5G 통신망 공급 문제도 이미 확보한 물량을 수도권에 설치 하면 되는 단계여서 걱정할 것 없다고 LG유플러스는 설명했다. LG유플러스 5G 기지국 장비는 수도권과 강원도 일부에만 화웨이 장비를 쓴다. 충청・전라・제주도에 삼성전자와 에릭슨 제품을, 수도권 남부와 경상도에는 노키아 제품을 사용한다.
그러러나 교체주기에 있는 화웨이폰 이용자들이 스마트폰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화웨이 5G망을 사용하는 LG유플러스에서 다른 통신사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은 우려사항이다. 가뜩이나 이용자 숫자에서 절대적으로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화웨이 5G 통신망에 대한 지나친 우려는 화웨이폰 이용자뿐 아니라 다른 스마트폰 이용자까지 통신사를 옮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국내 이통사들의 반응이 미지근한 이유는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 존재감이 미미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통계사이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한국 내 화웨이 스마트폰 점유율은 지난달 기준 0.51%에 불과하다. 지난 1년간의 점유율을 봐도 1%를 넘긴 적이 없다. 화웨이를 제외한 중국 제품들도 비슷한 수준이다. 4월 스마트폰 점유율은 삼성전자 56.23%, 애플 26.64%, LG전자 9.19% 순이다. 화웨이가 같은 기간 세계 기준 8.72% 점유율을 보인 점과 대비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끝내기 위한 합의 내용에 화웨이가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지난 10일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올렸다. 16일에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