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 스님(1912~1993)이 열반(涅槃)한 뒤, 스님의 청빈무욕한 삶이 알려지면서 불교를 바라보는 세상의 눈길이 달라졌었다. 스님은 기워서 누더기가 된 두벌의 가사(袈裟)를 세상에 두고 떠났다. 스님은 늘 신도들의 시주받는 걸 화살을 맞는것(受施如箭) 만큼 아프고 두렵게 여기라고 가르쳤다.
지난 16일은 ‘마지막 무애도인(無碍道人)’으로 불렸던 전 신흥사 조실 무산 스님(1932~2018)의 입적 1주기였다. 스님은 생전에 많은 시주를 받았지만 2007년 신흥사 인근의 용대 1~3리 540여 가구에 TV를 설치해주는 등 세상 사람들에게 마음껏 베풀고 속세를 떠났다. 스님을 가까이 모셨던 김병무 시인은 “절은 맞절하고 돈은 절대 주머니에 오래 놔두지 않으며, 대통령부터 노숙자까지 챙긴 분”이라고 스님을 기억한다.
시주는 나라에서 걷는 세금에 비유될수 있다. 그렇다면 세금을 직접 징수하는 국세청은 물론, 국세청장을 지휘하는 경제부총리와 경제 정책을 세우는 청와대 수석들은 ‘수시여전’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세무 행정을 펼쳐야 하지 않을까.
또한 청와대와 정부가 대대적 재정확대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본격적인 증세(增稅)를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경제 전문가들은 “재정이 지금은 좋지만 곧 세수(稅收) 호황은 끝난다”며 국가 부채의 급증을 우려하고 있다.
올림픽 양궁 경기는 대한민국에 효자 종목이다. 남녀 선수들은 언제나 금메달 소식을 전해 국민들을 기쁘게 하고 있다. 양궁 선수들은 10점 만점의 골드에 화살을 꽂아 국민들의 환호를 이끌어낸다. 하지만 세무 행정가들은 표적지의 골드가 국민의 가장 아픈 곳이라고 여기며 시위를 당겨야 한다. 또 청와대, 국회, 행정부처는 국민들의 소중한 세금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는데 지혜를 짜내야 할 것이다. 성철 스님과 무산 스님의 ‘수시여전(受施如箭)’을 항상 가슴에 새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