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긍정적 발언을 하면서 시장의 경계심이 다소 완화된 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아침에도 트위터를 통해 "적절한 시기가 오면 중국과 합의할 것(make a deal)"이라고 올렸다. 같은 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중국과 약간의 사소한 다툼(a little squabble)이 있다"면서 무역합의는 "틀림없이 이뤄질 수 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관계가 특별하다고 강조했다.
전날에 이은 긍정적 발언에 14일 뉴욕증시도 회복세를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은 전날 대비 전장 대비 0.82% 상승한 2만5532.05를 기록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전장 대비 각각 0.8%, 1.14% 올랐다.
그러나 협상 가능성을 언급한 미국과는 달리 중국은 점점 강경한 태도로 돌아서는 모양새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 "최근 며칠 간 중국에서는 자국을 미국의 괴롭힘에 희생자로 묘사하는 민족주의가 크게 부상하고 있다"면서 "무역회담이 결렬된 가운데 중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하면서 미국의 요구에 중국이 맞설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틀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만화나 게시물들이 퍼지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인 한 웨이보 사용자는 "트럼프의 행동은 무고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미치며, 양쪽 모두를 파괴할 것이다"라고 올리기도 했다.
NYT는 "지난해부터 중국 지도자들은 무역전쟁 부정적 영향을 끼칠까봐 민족주의적 발언을 검열하는 모습이었다면 이번주에는 통제를 풀어놓은 것처럼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방송 해설자들은 최근의 상황을 과거 아편전쟁이 발생했던 서구제국주의 시기와 비교하면서 민족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반미 감정에 불을 당긴 것은 중국중앙(CC)TV가 메인뉴스 격인 신원롄보(新聞聯播)의 논평이다. 논평은 "미국이 일으킨 무역 전쟁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분명하다"면서 "우리는 이 싸움을 원치 않지만 두려워하지는 않으며 필요하다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웨이보에서는 당장 폭발적인 반응이 나왔다.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14일 하루에만 33억건을 넘어섰다. 지지의 뜻을 나타내는 '좋아요'도 수백만 건에 달했다. 웨이보에서 대부분의 중국 네티즌은 이 방송 내용에 대해 적극 지지를 표하고 있다고 중국 관영 영자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CCTV뿐만 아니라 인민일보 역시 논평을 통해 "중국이 중대 원칙 문제에서 물러서서 타협하고, 국가와 인민의 핵심 이익을 맞바꾸고 거래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강경한 입장을 표했다.
이어 중국이 최악의 결과에 대비해서 충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무역협상에서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빅터 시 UC 샌디에고 교수캘리포니아 교수는 트위터에 "무역전쟁과 관련된 CCTV 방송분은 중국이 무역전쟁으로 치르는 대가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미국과 중국 모두 무역전쟁에 따른 피해에 대해 상관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