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열 명 중 절반이 향후 1년 우리나라 경기 전망에 대해 비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북·미 간 대화 교착과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0일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지난 7~9일 전국 성인 1002명에게 향후 1년 우리나라 경기 전망을 물은 결과 16%가 '좋아질 것', 49%는 '나빠질 것', 29%는 '비슷할 것'으로 답했다. 6%는 의견을 유보했다.
낙관 전망은 지난달보다 3%포인트 늘고 비관 전망이 5%포인트 줄어 12개월 연속 비관이 낙관을 앞서지만, 그 차이는 전월 대비 감소했다.
살림살이에 대해서는 16%가 '좋아질 것', 32%가 '나빠질 것', 50%는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봐 살림살이 전망 순(純)지수(낙관·비관 간 격차, -16)도 12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지난 2017년 9월 조사 시작 이래 경기·살림살이 전망이 가장 긍정적이었던 시기는 '4.27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지난해 5월이다.
실업자가 향후 1년간 '증가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53%며 '감소할 것', 비슷할 것'이 각각 16%, 24%로 비관이 크게 앞섰다. 다만 순(純)지수(Net Score: 낙관-비관 격차)는 전월 -46에서 -37로 호전됐다.
향후 1년간 노사분쟁이 '증가할 것'이라는 의견은 49%, 감소할 것' 10%로 지난달과 유사하다.
국제분쟁에 대해서는 42%가 '증가할 것', 14%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해 지난달보다 약간 비관적이다.
한국갤럽은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않는 북미·남북 관계,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 조짐과 국내외 증시 불안정 등은 우려를 키우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 1년간 경제 전망 흐름을 보면, 4.27 남북정상회담 직후 현 정부 출범 1주년 즈음이던 지난해 5월에는 경기·살림살이와 국제 관계에서 낙관론이 우세했다.
실업·노사 전망 역시 지금보다는 나은 편이었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 최저임금 인상, 법정근로시간 단축, 부동산 시장과 국내외 증시 불안정 국면을 맞아 부정적 기류가 강해졌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연말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응답자 특성별 경제 전망은 30·40대, 성향 진보층, 광주·전라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긍정적이며 50대 이상, 성향 보수층,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는 더 비관적이다.
한국갤럽은 "특히, 문재인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자와 부정 평가자 사이의 경제 전망 간극이 가장 크다. 양자 간 항목별 인식 차는 경기 전망에서 가장 크며 그다음은 실업, 살림살이, 노사분쟁, 국제분쟁 순"이라며 "개인의 정치적 성향과 현 정부에 대한 신뢰 정도가 정치 현안뿐 아니라 경제 상황 인식에도 크게 작용함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임의전화걸기(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한 뒤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플러스·마이너스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7%(총통화 6067명 중 1002명 응답 완료)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