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기업 10곳 중 6곳, 미세먼지 3년 내 30% 감축 무리"

2019-05-0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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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미세먼지 대책 인지도 20%도 안 돼

"공공부문서 기술 이전하고 산업계와 적극 소통해야"

국내 기업 10곳 중 6곳은 2022년까지 미세먼지 배출량을 30% 감축하기로 한 정부 목표에 대해 실현이 어렵다고 내다봤다. 기술 상용화에 걸리는 시간이 촉박해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산업연구원은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세먼지 문제의 산업적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미세먼지 배출이 많은 시멘트, 철강, 석유화학 등 업종의 17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최근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를 분석했다.

눈에 띄는 점은 조사 대상 기업이 정부의 구체적인 미세먼지 대책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후 경유차 조기퇴출 추진'을 알고 있는 기업은 17.4%에 불과했고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중단'(15.6%), '질소 산화물배출 부과금 제도'(15.5%), '미세먼지 환경기준 강화 정책'(14.8%) 등에 대해서도 저조한 인지도를 보였다.

미세먼지 정책 관련 인지도 [자료 = 산업연구원]

조사 기업 61%는 3년 내 미세먼지 배출량 30% 감축이라는 정책 목표 달성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특히 다른 업종에 비해 오염물질 배출이 높은 시멘트와 철강산업에서 목표 감축률 달성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철강산업의 경우 사업장 부지에 여유 공간 없이 대형 설비들이 설치돼 있는 상태에서 저감설비 준공까지는 최소 2∼3년 투자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강화되는 미세먼지 관련 규제에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기술력 확보도 미흡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각 기업이 보유한 기술적 능력도가 '요구수준 대비 50% 미만'이라는 응답이 3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기술개발 속도를 고려하지 않은 채 배출 허용기준을 너무 높게 설정함으로써 기술개발을 통한 미세먼지 저감 인센티브가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현재 미세먼지 주요 배출원은 발전·산업·수송·가정 등 네 부문으로 나뉘는데, 산업부문이 40%로 가장 크다. 이에 따라 산업계는 저감효율 향상을 위한 기술 투자, 지자체와의 협약을 통한 대기환경 개선 등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저감시설 추가 설치 공간의 부족, 방지시설의 낮은 효율성 등 문제점으로 인해 미세먼지 규제를 지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계는 또 이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배출권거래제도가 시행되고 있어 추가적인 환경규제는 단기적으로 생산 및 고용 감소로 이어지는 등 산업활동에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세먼지 저감정책의 목표 시점(2022년)도 현실에 맞게 조정돼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아울러 정부가 미세먼지 대책에 앞서 산업계와 충분한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은 점도 문제점으로 제시했다.

다만 철강, 석유화학 업계는 자신들이 미세먼지 감축 대상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특정 산업이나 개별 기업의 이해관계를 떠나 산업계에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대한 공감대는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는 게 보고서의 판단이다.

산업계는 이에 따라 업종 맞춤형 감축기술의 개발 및 이전과 함께 환경설비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등 인센티브 제공을 향후 필요한 정책과제로 제시했다.

유이선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공공부문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기업으로 기술을 이전하는 형태가 가장 효과적"이라며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전력사용량이 증가하면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하는, 상충하는 부분도 있으므로 체계적 정책수립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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