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3일 '김학의 성범죄 피해자 신변보호 및 관련자 엄정수사 촉구' 내용의 국민청원에 대해 "검찰이 특별수사단을 꾸려 수사 중인 만큼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정혜승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이날 "이미 관련 수사 내용이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청와대는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답변드리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청원인께서는 피해자들의 안전을 가장 걱정하고 계신다"며 "현재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성범죄 관련 피해자들에 대해 경찰이 신변안전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해자의 안전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들을 취하고 있는지는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이 점 양해해주시리라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일반적으로 성폭력 등 특정범죄의 피해자는 보복을 당할 우려가 있는 경우 범죄피해자보호법과 특정범죄신고자등보호법에 의해 수사기관으로부터 신변보호를 지원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일정 기간 특정시설에 머물며 보호를 받거나, 신변 경호 등을 받을 수 있다.
정 센터장은 또 "청원인께서는 피해자들의 신변 보호와 함께 관련자들에 대한 엄정수사도 촉구하셨다"며 "지난 2013년 3월 경찰이 다른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된 성관계 영상을 발견했고, 같은 해 7월 경찰은 김학의 전 차관과 윤중천씨 등 관련자 18명을 특수강간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서울중앙지검은 김 전 차관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후 피해자가 2014년 7월 다시 고소했으나, 지난 2014년 12월 또다시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며 "피해자는 '이 사람이 정말 권력자구나. 내가 정말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구나'라는 좌절감과 두려움을 느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정 센터장은 "지난 3월, 검찰과거사위원회가 이 사건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검찰과거사위원회는 '검찰의 과거 인권침해 및 검찰권 남용 의혹이 제기된 사건을 선정해 진상규명을 하는 곳'으로 지난 2017년 12월 만들어졌다. 대표적으로 이번 사건과 함께, 장자연 리스트, 정연주 KBS 사장 배임 사건, 용산참사 등에 대해 조사를 벌여왔다.
지난 3월 29일 검찰과거사위원회는 김학의 사건에 대해 다시 수사할 것을 권고했고, 검찰은 14명의 검사 등으로 이뤄진 '특별수사단'을 발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 센터장은 "6년 만에 다시 수사가 재개되면서 국민들은 권력형 부패를 엄단할 것을 요구하며 지켜보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18일 법무부장관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힘 있고 빽 있는 사람들에게 온갖 불법과 악행에도 진실을 숨겨 면죄부를 주고, 힘없는 국민은 억울한 피해자가 되어도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오히려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조직의 명운을 걸고 여러 의혹들을 낱낱이 규명하라'고 지시했다"고 소개했다.
정 센터장은 끝으로 "더 이상 억울한 피해자들이 생기지 않도록 저희도 함께 살피겠다"며 답변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