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젠린(王健林) 완다그룹 회장이 29일 랴오닝성 다롄시에 20억 위안을 투자해 축구 청소년 훈련 축구기지(이하 축구기지)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고 중국신문망 등 현지 언론이 이날 보도했다.
왕 회장은 이날 축구기지 정초식에 직접 참석해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정초식에는 탄쭤쥔(譚作鈞) 다롄시 서기, 탄청쉬(谭成旭) 다롄시 시장, 탄두자오차이(杜兆才) 국가체육총국 부국장 등도 참석해 완다그룹의 축구발전 계획을 지원사격했다.
완다그룹에 따르면 총 9만㎡ 건축면적의 축구기지엔 모두 23개 축구 훈련장이 건설된다. 표준 축구장(12개), 조명축구장(6개), 히팅시스템 잔디구장(2개), 실내구장(2개), 5000석 축구경기장(1개) 등이다. 또 5개동으로 이뤄진 건물엔 세계 일류급 숙소, 훈련센터, 재활치료센터, 컨벤션 등 부대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모두 600명의 축구선수 및 코치를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는 축구기지는 오는 12월 정식 가동된다.
이는 완다그룹이 지난 1994~1998년 다롄완다란 이름으로 다롄시 축구팀을 운영한지 약 20년 만에 다시 돌아온 것이다. 당시 다롄완다팀은 94~98년 중국 축구 수퍼리그 5개 시즌에서 네 차례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막강한 팀이었다. 하지만 완다그룹은 이후 중국 국내축구와 '결별'하고 해외 축구 투자로 눈을 돌렸다. 2015년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완다뿐만이 아니다. AC밀란, 버밍엄시티 등 한때 '차이나머니' 투자한 해외 축구클럽만 수십개에 달했을 정도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해외 투자 규제로 완다그룹은 지난해 초 아틀레티코 지분을 매각, 다시 중국 국내 축구 투자로 발길을 돌렸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완다그룹은 사실상 수퍼리그 축구팀인 다롄이팡을 지원해왔다. 다롄이팡은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팀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하다.
완다그룹의 중국 국내 축구사업 투자는 '축구광'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5년 "오는 2050년까지 중국을 축구강국으로 만들겠다"며 축구강국 프로젝트를 가동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 중국 축구 수준이 아직 남미나 유럽만큼은 아니지만 향후 중국 지도부 지원 속 발전 잠재력이 크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