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삼성전자 양강 구도… 화웨이·미디어텍 추격 중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5G칩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업체는 삼성전자와 퀄컴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10' 등 자사 제품을 중심으로 '엑시노스5100'을 탑재하고 있다.
퀄컴 또한 복수의 스마트폰 제조사를 고객으로 확보한 상황이다. LG전자의 첫 5G 스마트폰 'V50 씽큐' 역시 퀄컴의 5G칩 '스냅드래곤 X50'을 채택했다. 삼성전자 역시 해외에서 판매하는 스마트폰에서는 경쟁사인 퀄컴의 5G칩을 쓰고 있다.
반면 자체 5G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 화웨이의 자회사 하이실리콘은 아직 납품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대만 업체 미디어텍 또한 2분기에서야 양산에 들어갔다.
시장조사업체들은 삼성전자와 퀄컴이 5G칩 초기 시장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기존 모뎀칩 시장에서 절대 강자 위치에 있었던 퀄컴이 앞서가고 삼성전자가 이를 추격할 것으로 예상한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올해 퀄컴의 5G칩 생산량은 620만개, 삼성전자의 생산량은 50만개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퀄컴은 지난해 글로벌 4G LTE 모뎀칩 시장을 혼자서 절반 가까이 점유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1%대에 그쳤다. 이 같은 시장 구도가 5G칩 시장에서도 반복된다는 것이다. SA는 2023년께에야 삼성전자 점유율이 20%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인텔 철수, 삼성에 기회로… "초기 선점 따라 시장 구도 형성"
하지만 최근 변수가 생겼다. 인텔의 5G칩 사업 포기 선언이다. 인텔은 지난 16일 애플과 퀄컴의 특허 관련 합의 사실이 알려지자 "스마트폰 모뎀 사업에선 수익을 내는 확실한 길이 없다는 게 분명해졌다"며 5G칩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호재다. 경쟁사가 줄면서 자연스럽게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어서다. 4G칩 시장에서 인텔이 차지했던 점유율 중 일부가 삼성전자 쪽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최대 고객사인 애플 물량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퀀텀 점프' 가능성도 있다는 게 중론이다. 아이폰 5G 모델의 판매량이 2억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퀄컴 홀로 이를 감당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이 정부 차원에서 화웨이에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에 애플에 5G칩을 납품할 수 있는 곳은 현실적으로 삼성전자밖에 없다. 실제로 애플은 최근 삼성전자에 5G칩 납품 여부를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초기 5G칩 시장을 어떻게 선점하느냐에 따라 향후 시장 구도가 형성된다"며 "삼성전자가 애플의 5G칩 수요를 절반 가까이 흡수한다면 비약적으로 도약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