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 vs 골리앗’...네이버, 토종 클라우드로 아마존·MS에 도전장

2019-04-1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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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80%, 글로벌 기업이 차지

네이버 "100개 이상 상품, 안정적 서비스 운영으로 승부"

올해 금융·공공 클라우드에 집중..."글로벌 빅5에 들겠다"

한국이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의 격전지가 된 가운데 국내 대표 포털 네이버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클라우드를 위한 전담 법인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클라우드 사업 확장에 나선다.

박원기 NBP 대표는 18일 강원도 춘천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에서 열린 ‘네이버 테크 포럼’에서 “매년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을 두 배로 성장시킬 것”이라며 "글로벌 빅5 클라우드 사업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올해 2조3000억원에서 2020년 2조7000억원, 2022년 3조7000억원 등 매년 19%가량 성장 추세다. AWS와 MS 등 두 곳의 국내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올해로 클라우드 사업을 시작한 지 2년이 된 네이버는 이들에 맞서 클라우드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한다. 2017년 4월 처음 클라우드 서비스 시작 당시 22개에 불과하던 클라우드 상품 수는 현재 119개로 늘렸다. AWS가 국내에 100여개의 상품을 출시한 것과 비교하면 적지 않은 수다.
 

박원기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 대표가 18일 강원 춘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에서 열린 네이버 테크 포럼 행사에서 클라우드 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클라우드 사업을 위한 인프라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춘천 각 데이터센터뿐만 아니라 LG유플러스의 평촌 메가센터(대규모 데이터센터)에서도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평촌 메가센터는 MS·구글 클라우드 한국 서비스 거점이기도 하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공세동에 설립할 계획인 추가 데이터센터의 용도도 늘어나는 클라우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안정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운영체제를 장점으로 내세웠다. AWS는 지난해 11월 서버 장애가 발생해 2시간가량 고객사의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늦은 대응과 해명, 보상안 마련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네이버는 데이터센터에 IT서비스통제센터와 장애관제실을 통해 내부 서비스 상태를 24시간 365일 연중무휴로 모니터링하고 있어 해킹이나 서버 장애, 자연재해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15년 이상 클라우드 서비스를 한 AWS보다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이 많았다”며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의 단점은 서버 장애 등의 문제 발생 시 대응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고객센터가 국내에 있고, 개발자도 한국인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일단 금융·공공 클라우드 시장에 집중한다. 정부는 올해부터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같은 시기에 금융기관이 외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길도 열었다. 비중요정보뿐만 아니라 민간 정보도 고유식별정보, 개인신용정보 처리 시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사진=네이버]


AWS·MS 등 글로벌 기업은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국내 금융·공공 클라우드 시장 진입을 위한 클라우드 보안인증을 받지 않았다. 때문에 원칙적으론 이들의 금융·공공 클라우드 시장 공략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교육·의료 등을 간접 공략하거나, 국내 기업을 파트너로 삼아 금융·공공 클라우드 시장 진입을 꾀하는 등 우회적 공략을 시도하고 있다.

네이버는 공공기관을 위한 클라우드 상품 10종을 출시했다. 오는 8월 중에 금융 부문에 특화된 클라우드 서비스도 선보인다. 금융·공공 클라우드 서비스는 규제와 기관들의 보수적 이용 방식 때문에 일반 클라우드보다 기능이 떨어져도 된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네이버는 이러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일반 클라우드와 대등한 금융·공공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글로벌 빅5 사업자 진입을 위해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한국, 싱가포르, 태국 등 아시아 서비스 거점뿐만 아니라 미국(동부·서부), 독일 등에서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AWS, MS를 제외하면 나머지 사업자들의 개별 시장 점유율이 5%가 채 되지 않는 만큼 급성장하는 동남아시아 클라우드 시장을 공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전략이다.

박 대표는 “그동안 한국 기업은 IT 원천기술을 가지고 (글로벌 기업과) 경쟁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클라우드 서비스는 우리 기술과 힘으로 경쟁하면 가장 많은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는 사업이다. 국내 기업이 기술을 보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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