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개인정보 남용 등을 금지하는 내용의 반독점금지법 신규 개정안을 올해 중순 입법화하고 관련 규제를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위해 구체적인 법안 내용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일본 정부의 이번 규제강화 움직임이 일본 내 많은 IT기업들에게 부담을 줄 것이라며, 특히 구글, 애플, 아마존 등 'IT 공룡'으로 불리는 거대 플랫폼 기업들에 압박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새 개정안에는 개인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무단으로 맞춤형 광고를 사용자 화면에 노출시키거나 이용자들이 쉽게 알기 어려운 전문용어를 개인정보동의서에 사용하는 것을 등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기업간 거래(B2B)거래에만 적용하고 있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우월적 지위 남용 금지 규정을 기업뿐 아니라 개인에 대해서도 적용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이날 일본 공정위가 발표한 정보기술분야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본 내 사용자들의 70% 이상이 ‘어떻게 개인정보가 모아지며 사용되는지’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특히 설문조사에서는 아마존 온라인쇼핑 사용자들의 4분의 3 가까이가 개인정보동의사항에 대한 일방적인 정책변경을 경험했으며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 81%, 구글플레이의 경우 74%가 같은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유럽연합(EU)은 지난해 5월 일반데이터보호규정(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을 시행하고 구글, 페이스북 등 시장지배적 플랫폼 업체에 대한 엄격한 제재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GDPR 법안에 따르면 회사가 △사용자가 본인의 데이터처리 관련 사항을 제공받을 권리 △열람요청 권리 △정정요청 권리 △삭제요청 권리 △처리제한 요청 권리 △데이터이동 권리 △처리거부요청 권리 등 주요사항을 위반할 경우 전체 매출의 최대 5%에 해당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일본 공정위는 “현재 일본은 EU와 글로벌 표준정책을 공유하는 것을 목표로 개인정보사용과 보호의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규제 내용에는 어떤 부분들이 개인정보 오용이며 시장지배적 사업자들의 불공정 행위인지 구체적인 사례들이 첨부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