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이날 오전 피의자로 출석한 박유천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조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께까지 9시간가량 이뤄졌다.
박유천은 오후 7시 25분께 조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박유천은 ‘혐의를 부인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답하지 않고 바로 승합차에 올라타 경찰청을 빠져나갔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박유천이 피로를 호소해 계획보다 일찍 조사가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유천이 재출석 뜻을 밝힘에 따라 경찰은 박유천 측과 다음 출석 일정을 조율 중이다.
박유천이 최근 염색을 반복한 것도 검사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모발 등 체모에 남는 마약 성분은 염색이나 드라이 등으로 줄어들 수 있다. 박유천 소속사가 올 2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한 영상을 보면 박유천은 연한 황토색으로 모발을 염색했다. 지난달 김포국제공항에서는 붉게 염색한 모습을 보였다.
경찰은 모발을 뺀 나머지 체모를 제모한 것을 두고 증거인멸 시도로 보고 있지만 박유천은 “평소 콘서트 등 일정을 소화할 때 제모를 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유천은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돼 검찰에 송치된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씨(31)와 함께 올해 초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입건됐다. 황씨는 박유천과 과거 약혼했던 사이다.
박유천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황하나씨에게 마약을 권유하거나 함께 투약한 사실이 없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박유천 권유로 다시 마약을 하고 올 초 함께 필로폰을 했다는 황하나씨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를 벌였다. 이를 통해 박유천이 올해 초까지 황씨 집을 드나든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에는 박유천과 황하나씨 자택을 압수수색 했다. 박유천에게선 모발과 소변을 제출받아 마약검사도 했다. 마약 간이검사에선 ‘음성’ 반응이 나왔으나, 경찰은 모발과 소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감정을 의뢰했다. 감정에는 3주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