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통신당국 "5G사업 화웨이 배제 안 해"

2019-04-15 07:26
  • 글자크기 설정

요헨 호만 독일 연방네트워크청(FNA) 청장 FT 인터뷰

"화웨이 배제하면 5G네트워크 지연...규정 충족하면 OK"

독일 연방통신당국 수장이 미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화웨이를 차세대 이동통신기술(5G) 사업에서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요헨 호만 독일 연방네트워크청(FNA) 청장은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한 회견에서 "FNA의 입장은 화웨이를 포함한 어떤 장비업체도 특별히 배제돼야 하거나 배제될 수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화웨이를 반대하는 어떤 구체적인 지침도 받지 못했다"며 "독일 내 다른 기관이 믿을 만한 그런 지시를 받았는지도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화웨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통신장비업체다. 차세대 이동통신기술 선점 경쟁에서 가장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미·중 무역갈등이 거세지면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집중 표적이 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가 중국의 스파이 노릇을 하며 안보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독일을 비롯한 동맹국에도 반(反)화웨이 전선에 동참하라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

리처드 그레넬 독일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달 독일 경제부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독일이 5G 사업에 화웨이를 참여시키면 정보 협력을 축소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호주, 뉴질랜드 등 일부 국가들은 미국이 제시한 지침을 따르기로 결정하고 자국 통신 기반시설(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화웨이의 장비와 부품을 배제하기로 했다.

FNA는 지난달 5G 네트워크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시작했다. 도이체텔레콤, 보다폰, 텔레포니카, 드릴리시 등 4개 업체가 경합 중이다. 일찰액이 총 52억 유로(약 6조7000억원)에 이른다. 사업자가 선정되면 5G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인프라 건설이 시작되는데, 화웨이가 큰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호만 청장은 5G 네트워크 구축 과정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면 도이체텔레콤을 비롯해 이 사업을 따내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업체들이 문제를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이 이미 화웨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을 갖고 있고, 화웨이가 이 분야에서 상당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는 "화웨이를 시장에서 배제하면, 디지털(5G) 네트워크 사업이 지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FNA는 다만 미국이 반화웨이 명분으로 삼은 안보위협에 대한 우려를 의식해 지난달 새 보안지침 초안을 내놨다. 보안 규정 등을 충족하는 믿을 수 있는 곳에서만 통신장비를 사들일 수 있다는 게 골자다. 호만 청장은 "화웨이가 모든 조건을 충족하면 5G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며 "특정 회사를 표적으로 한 요건은 따로 없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