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대입 3년 예고제의 딜레마

2019-04-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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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사진=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

수험생이 되면 늘 궁금하다. 앞으로 치러질 수능 난이도가 궁금하고 희망 대학 요강이 궁금하며 경쟁자들의 심리도 궁금하다. 비단 이것만이 아니고 작게는 희망 대학의 전년도 입시결과를 비롯해서, 크게는 수년 후의 입시제도 내지는 입시정책도 궁금하다.

현재 중‧고생을 수험생이라고 가정하면 지금 당장은 무엇이 궁금할까? 중학생이라면 입시와 직결되는 자사고 특목고의 존폐 문제일 것이고, 그에 따라 어느 유형의 학교를 진학해야 하는지, 또는 2025 대입은 또 어떻게 변할 것인지가 궁금할 것이다.
더불어 고교학점제는 진짜 이뤄질 것인지. 지금 고등학생이라면 2021 대입에서 학생부 종합전형은 어찌 될 것인지, 정시 수능전형은 과연 정부의 안대로 30%로 증가할 것인지, 한다면 어느 대학이 해당될 것인지···.

또 논술이나 특기자는 또 얼마나 줄일 것인지, 2020 대입의 수능은 지난해에 비해 난이도가 어떨 것인지, 청와대 청원까지 올라갔던 한국사 1교시 실시 건은 이뤄질 것인지…. 모든 것이 궁금하다.

이런 궁금함을 해소하고자 소위 ‘대입 3년 예고제’를 실시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근본적인 딜레마도 있다. 한두 가지 예를 보자.

올해 고1,2,3은 각각 다른 교육과정과 수능체제, 다른 학생부 기재방식으로 입시를 치르게 되는 복잡한 상황이 예고돼 있다. 고3과 고2는 교육과정이 서로 다르고 수능체제는 같은 데 반해, 고2와 고1은 교육과정은 같지만 수능체제가 다르다. 그래서 입시에 반영되는 내신의 평가 방법도 달라진다. 고3과 고1,2는 교육과정이 다르니 당연히 처리방식이 다를 수 있으나 고1, 2가 다른 것은 ‘2022 대입 개선안’에 의한 것이다.

예를 들어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진로선택과목을 학생부에 기록한다고 하면 고2는 석차등급과 표준편차, 성취도 3단계를 기록하지만, 고1은 석차등급과 표준편차 없이 성취도 3단계와 성취도별 분포비율을 입력한다.

여기에 2018학년도부터 운영이 시작된 고교학점제 연구학교와 선도학교의 성적 처리는 또 다를 것이니 복잡함을 더하게 된다. 내신 평가에 대한 대학의 방침이 서야 수험생들이 전형별로 그에 맞춰 과목을 선택하는 등의 내신 전략을 짤 수 있다. 그래서 3년 예고제가 필요하다.

또 다른 예를 들면 정시 수능전형에서 탐구영역의 지정 문제다. 2022학년도부터는 수능 탐구영역에서 지금까지와는 달리 문‧이과 구별 없이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17과목 가운데 두 과목을 선택하게 돼 있다.

문과는 사탐, 이과는 과탐을 해야 하는 제약이 없어진 것이다. 새로이 선택과목이 생긴 국어나 수학도 마찬가지. 이때 각 대학이 어떤 과목에 가산점을 주는지 혹은 어떤 과목을 필수로 하는지에 따라 수험생의 학교 선택과목이 달라져야 하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여간 고민거리가 아니다.

실제로 중위권 이하 대학에서는 자연계에서 과탐을 지정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자연계 학생이 사탐을 보고 공과대학에 진학하는 경우도 꽤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탐구영역이 복불복이라고 해도 영어와 한국사, 제2외국어가 절대평가인 상황에서 탐구영역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 또한 미리 발표해줘야 고1부터 탐구를 차근차근 준비할 수 있다. 그래서 3년 예고제가 필요하다.

따라서 대학들은 여러 가지 애로사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신산정 방법이나 수능선택과목 지정에 대해 가급적 빨리 발표해 주는 것이 수험생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래야 사전예고제의 취지에 들어맞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것을 결정할 때 앞으로 2년 후 입시 현장의 상황을 예측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해 절대평가인 영어가 쉬울 줄 알고 수능 최저를 올렸더니 영어가 어렵게 나와 수능최저 충족자가 급감해 문제가 생긴 대학도 있었다.

2년 전에 어떻게 2019학년도 수능 영어의 난이도를 예측하겠는가? 내신도 마찬가지다. 경험해보지 않은 2015 개정 교육과정 내신 과목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안을 내기엔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 어떤 문제가 생길지 알 수가 없지만 그래도 대학들이 가급적 빨리 발표해 주면 좋겠다. 대입 3년 예고제의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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