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그럴 때냐? 정신 차려라.”
김민선5는 낚시에 푹 빠졌었다. 그의 차 트렁크에는 언제나 낚시 장비가 완비돼 있었다. 언제든 낚시를 떠날 수 있는 준비였다. 골프 연습을 게을리 한 건 아니다. 낚시가 심리적인 안정을 위해 도움을 줬다. 김민선은 그렇게 생각했다.
주변의 조언에는 이유가 있었다. 김민선은 2014년 투어 데뷔해 2017년까지 매년 1승씩 꼬박꼬박 챙겼다. 투어 통산 4승. 하지만 공교롭게 낚시와 사랑에 빠진 지난해 우승을 못했다. 김민선은 입을 삐죽거리면서도 낚싯대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김민선은 고개를 가로저을 수도 있지만,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김민선은 5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 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 스카이·오션 코스(파72)에서 열린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오전조로 먼저 경기를 끝낸 가운데 리더보드 맨 윗자리를 차지했다.
전날 1라운드에서도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3개로 5타를 줄였던 김민선은 이튿날 바람이 강해진 상황에서도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타를 더 줄여 중간합계 6언더파 138타로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2017년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우승 이후 약 2년 만에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이날 경기를 마친 김민선은 “작년에는 심리적인 부담감이 커서 제대로 샷에 집중하지 못했지만, 시즌 끝날 때 샷을 잡았다”며 “겨울 동안 샷을 고치려고 하기보단 감을 유지하고 익히자는 마음으로 고르게 연습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민선은 “공이 안 맞다 보니 너무 생각이 많아지고, 걱정도 많았다. 걱정을 안 하려고 하니 멘탈이 잡히고, 멘탈이 잡히니 샷도 잡혔다”며 “지금은 샷을 할 때 불안한 느낌이 전혀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우승을 다시 하는 것이 시즌 목표고, 우승을 한 번 하면 또 다른 목표가 생길 것”이라고 잃어버린 1년을 채울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