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호, 부실학회 논란에 낙마...과기계 ‘고질적 병마’

2019-03-31 11:59
  • 글자크기 설정

- 유령 학술단체 국제학회 참가...외유, 참가비 목적 비리로 인식

31일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이 철회된 데는 도덕성 논란과 함께 '부실학회' 참석이 치명타로 작용했다. 부실학회 논란은 과학기술계 ‘고질적 병마’로, 정부의 관리·감독 강화 조치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앞서 지난 27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조 후보자에 대해 자녀의 유학자금 지원, 인턴 채용 비리, 군 복무 특혜 등에 대해 질의가 쏟아졌고 배우자 동반 출장과 관련된 연구비 부정 사용, 세금 탈루, 부동산 투기 등의 각종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조 후보자는 제대로 해명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부실자료 제출로 자질 부족이란 비판을 받았다.

특히 조 후보자가 '부실학회'로 꼽히는 '오믹스'(OMICS International) 관련 학회에 참석한 것이 낙마의 결정적 이유가 됐다. 부실학회는 소위 학문의 발전보다는 참가비 수입 등 영리적 목적이 강해 발표 또는 심사과정을 부실하게 운영하는 학술대회로 표현된다.
 

지명 철회된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사진=연합뉴스]


조 후보자는 당시 "바이오마커 관련 지도학생의 발표와 관련 연구동향을 수집하기 위해 참석했고, 유전체학·분자생물학 전문가가 기조강연을 하는 등 참석자와 발표내용이 충실해 당시 통상적인 학회로 인식했다"고 해명자료를 냈지만 사실상 부실학회 참석을 인정하는 데 그쳤다.

부실학회는 정부 연구개발(R&D) 지원을 받는 대학·연구기관 연구자들이 무분별하게 참여해 세금 낭비에 악용해온 것으로 드러나 작년 논란이 됐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지난 5년간 국가 R&D 사업비를 받아 부실학회에 참가한 정부출연연구기관 및 과학기술연구원 연구자 398명에 대해 학회 참석 비용 14억5000만원을 회수한 바 있다.

또한 과기정통부와 교육부가 지난해 9월 238개 대학, 4대 과학기술원 및 26개 과기출연(연)을 대상으로 대표적 해외 부실 학술단체로 불리는 와셋과 오믹스에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참가한 실태 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조사대상의 40%인 총 108개 기관이 두 학회에 참가했고, 참가 연구자 수는 총 1317명(횟수 총 1578회)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회 이상 참가자도 180명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연구자들 사이에 부실학회 활동이 성행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과총, 한림원 등 주요 과학기술 단체들은 일부 연구자의 사이비 국제학술지 논문 게재, 유령 학술단체의 국제학회 참가 등을 ‘새로운 유형의 부적절 행위’로 칭하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연구비 횡령, 부실학회 참가, 특허의 부당한 개인독점, 환수금의 불성실한 납부 등 적발시 강도 높은 처분을 내리는 ‘국가 R&D 제재조치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시행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을 행정규칙으로 제정해 범부처 국가 R&D 제재 사무의 기준과 원칙으로 활용하는 등 실효성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