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합리적인 건의안이면 수용하겠다는 유연한 입장을 건넸다. 그러나 형평성에 초점을 맞추면 수용하기 어려운 항목이 대부분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019년도 중소기업계 세법개정건의서'를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에 각각 제출했다고 20일 밝혔다.
중기중앙회는 우선 영세 개인사업자의 납세편의를 위해 부가가치세법 상 간이과세자 매출액 기준을 연 48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상향해달라고 요청했다. 간이과세자 대상 매출액 기준은 지난 20년간 단 한번도 조정되지 않은 탓에 다수의 영세 사업자가 과도한 납세협력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신용카드와 간편결제, 현금영수증 발급 거래 등이 활성화됨에 따라 거래 투명성이 크게 개선된 점을 고려해 간이과세 기준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게 중소기업계의 설명이다.
중소기업 구인난·청년 실업난을 해소하기 위해 중소기업 취업자 소득세 감면 제도 역시 손질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감면 업종이 열거식으로 규정됨에 따라 일부 서비스 중소기업 취업자가 감면을 적용받을 수 없는 점은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 외에도 중소기업 가업상속공제 사전·사후요건 완화와 증여세 과세특례 개선, 비상장 중소기업 양도세 부담 완화 등을 건의했다.
김경만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최저임금 상승, 내수부진 등 중소기업의 경영여건은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소기업이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 경제의 활력을 이끌어나가는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세지원이 이뤄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건의안에 대해 정부는 미온적인 반응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해마다 중소기업중앙회뿐만 아니라 중견기업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대부분의 경제협단체에서 건의한다"며 "이번 중소기업계 건의안을 보고 합리적인 건의안이라는 판단이 드는 항목은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간이과세자 매출액기준 상향의 경우 과세 형평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 수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간이과세자가 늘수록 세금 탈루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다. 지난 2016년 기준 간이과세자는 165만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