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가는 미중 전쟁...5G 인터넷 패권 두고 해저 배틀

2019-03-17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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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자회사, 해저 케이블 프로젝트 90개 진행중

중국, 해저 케이블 업계 4위 껑충..."미국 경계 강화"

[사진=바이두]

미국 정부가 스파이 행위 가능성 등을 빌미로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간 기싸움이 바다 밑으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해저 케이블 네트워크를 촘촘하게 확장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 미국의 경계 태세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저 케이블은 통신 전송을 위해 해양의 바닥에 설치한 도선들의 묶음을 말한다. 현재 운영중인 해저 케이블은 약 380개로, 대륙을 넘나드는 음성·데이터 트래픽의 95%를 전송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대부분의 국가의 경제·안보에 필수 요소로 꼽히는 이유다.

특히 미국 내에서는 이러한 해저 케이블이 스파이 활동이나 공격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5세대(5G) 통신망 구축 사업에 있어 화웨이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는 이유와 유사하다. 미국이 통신 네트워크 패권을 두고 중국의 능력이 강화될 가능성에 대한 경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화웨이는 현재 해저 케이블 업계에서 그동안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해온 미국과 유럽, 일본에 이어 4위에 올라 있다. 화웨이가 지분 51%를 차지하고 잇는 해저 네트워크용 자회사인 '화웨이 마린 네트워크'는 현재 약 90여개의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작년 9월에는 브라질과 카메룬을 잇는 약 6000km의 해저 케이블 사업을 완성했다. 최근에는 유럽·아시아·아프리카를 잇는 약 1만2000km 규모의 케이블 부설 작업에 착공했다. 멕시코와 캘리포니아 만을 횡단하는 케이블 작업도 완성하고 있다.

화웨이 자회사가 현재 새로 네트워크를 설치하거나나 기존 광섬유 통시신망을 개량하는 보수 작업 여러개도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텔레지오그래피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화웨이 자회사가 2015~2020년 동안 완성할 케이블 개수는 28개로, 이는 같은 기간 전 세계에 설치된 케이블의 4분의 1 수준이라고 WSJ는 전했다.

화웨이가 해저 케이블에 대한 지식과 접근권을 이용해 데이터 트래픽 우회나 장치 추가, 또는 분쟁 국가로의 연결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내에서 나오는 이유다. 통상 해저 케이블은 통신사가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페이스북이나 구글 같은 콘텐츠 공급자도 건설하는 추세다.

미국 국가방첩안보센터(NCSC)의 윌리엄 에바니나 이사는 "해저 케이블에 있어 스파이 방지와 안보에 대한 위협 요소가 강하게 인식되고 있다"며 "해저 케이블이 거대한 세계 통신 데이터를 전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케이블의 보호가 미국 정부와 동맹국에 중요한 우선 사항인 것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현재 사이버 안보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를 견제하고 있으나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앞세우고 있는 화웨이의 상품에 관심을 갖는 국가도 여전히 적지 않다. 미국이 2012년부터 화웨이 해저 케이블 사업을 견제해온 만큼 미중 데이터 전쟁이 해저로 확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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