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동창리·산음동 미사일 재개 움직임…벼랑 끝 전술? 협상력 포석?

2019-03-11 18:00
  • 글자크기 설정

북한 평북 철산군 동창리 서해 미사일발사장의 작년 12월 5일(위쪽)과 올해 3월 2일(아래쪽) 위성사진으로, 민간 위성업체 디지털글로브가 지난 6일 제공한 것. 앞서 북한은 지난해 미국과의 협상이 시작될 무렵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레일을 이용해 로켓 추진체를 발사대 위로 올리는 이동 구조물과 엔진시험대를 해체하는 작업을 시작했으나 최근 포착된 위성사진에서는 레일식 이동 건축물이 다시 조립되는 중이라고 미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분석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이른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은 현재 북미 대화의 문은 열어두면서도, 탄도미사일과 인공위성용 장거리로켓 발사 움직임을 보이며 미국을 향해 견제 메시지를 보내는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특히 최근 평북 동창리의 미사일 발사장(서해 위성 발사장)과 산음동 미사일기지 동향이 감지되면서 북한이 대북 초강경파에 맞서 과거의 '벼랑 끝 전술'로 돌아갈 수도 있다 분석이 나온다.
최근 미국 언론에 따르면 북한은 하노이 회담 직후부터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7일(현지시간) 상업 위성으로 촬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사진을 공개하면서 "북한이 이 발사장을 정상 가동 상태로 복구했다"고 주장했다.

CNN도 지난 8일 "북한의 로켓 제조 시설인 평양 인근 산음동 미사일 종합연구단지에서 로켓을 만들어 이동시키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며 "북한이 가까운 시일 내에 미사일이나 위성용 로켓 발사를 준비하는 듯한 움직임이 보인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과거 장거리 로켓 시험발사 당시 산음동 공장에서 부품을 조립해 발사체를 제작해, 이를 열차로 동창리에 옮겨 최종 조립한 뒤 발사한 바 있다.

다만 북한이 이처럼 미국이 예의주시하는 동창리와 산음동에서 이상징후를 드러낸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1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실제로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여진다"며 "실제 대화판을 깨려는 의도가 아닌 대미 협상력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경제 발전을 꾀하는 북한의 입장에서 대북제재를 강화하고 제재 해제를 해결할 북미 대화 포석을 없애는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기란 쉽지 않다는 의미다. 박 교수는 "불확실성을 높여 국제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북한의 입장에서는 흥행에 성공했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직도 실제 발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의 이같은 움직임은) 현 단계에서는 협상력 높이기 위함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북측에서 협상 재개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얼마든지 발사로 돌아설 수 있다"고 말했다.

문 센터장은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부터 '새로운 길'에 대해 얘기했고 지속해서 그 가능성을 비쳤다"며 "'새로운 길'에 대해 북측이 구체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작년 협상 이전의 핵·경제 병진 노선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회담 결렬 소식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이후 북한은 대외용 메시지와는 별개로 민심을 달래기 위한 대내용 메시지 설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양으로 돌아간 이후 선대의 유훈인 '경제 총력'을 내걸고 내부 결속에 집중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일께 제2차 조선노동당 초급선전일꾼대회에 서한을 보내 "전체 인민이 흰 쌀밥에 고깃국을 먹으며 비단옷을 입고 좋은 집에 살게 하려는 것은 위대한 수령님(김일성)과 위대한 장군님(김정일)의 평생 염원"이라며 회담 결렬 이후 첫 대내용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서 귀환 후 첫 공개 행보로는 북한 이공계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평양 김책공업종합대학(김책공대)에서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투표를 택했다. 

투표 장소로 첨단 기술인력의 산실인 김책공대를 택함으로써 과학·교육 중시 기조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2차 북미정상회담 합의 불발에도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