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中양회]중국, 외상투자법 초안 심의 진행..."미중무역협상 눈치보나"

2019-03-1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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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외상투자법 초안 설명 및 심의...15일 초안 표결

"통과되도 외국인에 대한 제한·규제 여전히 존재" 우려

전인대 개막식서 국가 부르는 중국 지도부. [사진=AP·연합뉴스]

금방이라도 성사될 것 같았던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 미궁 속으로 빠졌다. 이에 중국은 하루빨리 미국과의 무역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 보호를 골자로 하는 외상투자법(外商投資法·외국인 투자법) 초안 통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 등 중국 지도부는 지난 8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2차 회의의 전체회의에서 외국인 투자 보호를 골자로 하는 외상투자법 초안 설명 및 심의를 진행했다고 중국 중앙인민라디오방송 인터넷판 앙광망(央廣網)이 10일 보도했다. 초안이 전체회의에 상정됐다는 것은 법안 시행이 사실상 확정됐음을 의미한다. 

외상투자법은 개혁개방 이듬해인 1979년 시행된 중외합자경영기업법, 1986년과 1988년에 나온 외자기업법과 중외합작경영기업법 등 이른바 중국의 외자 3법을 통일·대체하는 법이다. 지난해 전국인민대표대회 헌법과 법률위원회는 새로운 외상투자법 초안에 대한 의견 수렴 보고를 받자마자 상무위원회가 6개 분과조를 구성해 즉각 초안 심사에 돌입했고, 지난달 29~30일 베이징에서 열린 3회 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회 1차 회의에서 외상투자법 초안 심사가 진행됐다. 8일 초안 설명 및 심의에 이어 오는 15일 전인대 마지막 회의에서 외상투자법 초안 표결이 이뤄진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에 외자기업의 해외로의 이탈이 가시화되자 중국 정부가 외상투자법을 불과 3개월 만에 입법해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모습이 보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왕천(王晨)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은 외상투자법 초안을 설명하면서 "대외 개방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외국인 투자에 대한 기초 법률을 만들었으며, 국내 자본과 외자의 평등 대우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초안에는 외자기업의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강제 기술이전을 금지하는 내용뿐 아니라 외국기업의 투자·사업 환경 개선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 기술이전 강요 금지, 외국인 기업의 내국민 대우, 외국인 독자 투자기업 허용 분야 확대 등을 규정하고 있어 미·중 무역갈등이 촉발된 원인 중 하나인 지적재산권 보호와 기술의 강제 이전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보인다. 

중국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들은 그동안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대가로 중국 측 파트너에 대한 강제적인 기술이전을 요구받았다고 주장해왔지만 중국은 이를 부인해왔다. 

9일 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의 인터넷판인 신화망(新華網)에 따르면 류쥔천(劉俊臣) 전인대 상무위 법제위원회 부주임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심의 중인 외상투자법은 새로운 중국 외상투자관리제도의 '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류 부주임은 "이번 법안은 외국인 투자 정책의 투명성과 공정 경쟁을 강조했으며, 이를 중국 지방 정부들도 이행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이를 통해 중국의 대외 개방 수준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샤오야칭(肖亞慶)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 주임도 이날 중국 국유 기업의 개방 확대를 밝혔다.

샤오 주임은 "해외 기업 등과의 협력은 중국 국유기업의 개혁을 심화하고, 발전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서 "국유기업도 개방을 확대해 시장화와 국제화를 이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정부는 올해 반드시 안정화해야 할 6대 분야로 고용, 성장, 무역, 국내 투자, 시장 기대감과 함께 '외국인투자'를 꼽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의식해 '보여주기식'으로 외상투자법 통과를 서두르고 있지만 법이 통과되더라도 외국인에 대한 제한·규제는 여전히 남아 있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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