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맞벌이 가구의 근로소득은 외벌이 가구보다 많다. 하지만 지속적인 지출로 저축하는 상대적 비율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의 재정 상황을 고려할 때,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고 단정 지을 수 없는 상황이다.
7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및 신혼부부통계'를 분석한 결과, 맞벌이 가구와 외벌이 가구의 흑자율 차이는 두 배로 벌어지기는커녕 10% 포인트 이내였다. 흑자율은 소득에서 소비하고 남은, 흔히 저축하는 돈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맞벌이 가정이 외벌이보다 재산을 빨리 불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속내를 보면 그렇지 않다. 노력에 비해 큰 효과를 얻지 못하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부부가 모두 돈을 벌어야 하는 맞벌이 가정은 상대적인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 그만큼 돈을 지불해야 하는 항목도 늘어난다. 특히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정의 추가소득 중 80%가 교육비나 외식비에 치중되고 있다. 맞벌이 가구의 외식비는 외벌이보다 39.5% 많았다. 교육비도 35.6% 더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가사를 전담하는 주부가 없어 외식비가 커질 수밖에 없다. 또 무리한 대출로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가계 저축여력인 흑자율을 낮추고 현금흐름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2017년 신혼부부 138만쌍 중 금융권 가계 대출 잔액이 있는 부부가 전체의 83.3%로 드러났다. 전년도보다 1.3% 포인트 증가했다. 이들이 받은 대출 잔액 중앙값(대출잔액 기준으로 일렬로 늘어 세웠을 때 가운데 값)도 8784만원으로 전년(7778만원)보다 12.9%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맞벌이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자산현황을 점검해 고정지출을 소득 규모 내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맞벌이 취지를 살려 자산을 빠르게 불려나갈 수 있도록 부채를 줄이고, 흑자율을 높여 자산을 잘 배분·운영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