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회사가 집계하는 남북경협주지수(28개 종목)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3559.53에서 4684.58로 31.61%(1125.05포인트) 올랐다. 상승률은 1월에만 30.83%에 달했다. 이에 비해 2월 들어서는 오름폭이 1%에도 못 미쳤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더라도 남북경협을 본격적인 궤도에 올리려면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이 다가오자 도리어 남북경협주 오름세가 꺾인 이유도 여기에 있겠다.
물론 모든 종목 주가가 제자리걸음하거나 뒷걸음치고 있지는 않다. 이날만 보아도 대북 건설·토목주로 꼽히는 일신석재·도화엔지니어링과 금강산 관광주인 아난티 주가는 5~7%가량 뛰었다. 줄곧 쥐고 있으려는 종목도 적지 않은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금강산 관광과 철도, 인프라 관련종목을 '계속 들고 갈 만한' 경협주로 꼽는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유엔 대북제재와 미국 세컨더리 보이콧 문제가 풀린다면 경협 기대감이 훨씬 커질 수 있다.
이혁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 대북제재 완화조치를 보면 인적 왕래를 가장 먼저 풀어주었다"며 "금강산 관광부터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금강산 관광 사업권을 쥔 현대그룹 상장사인 현대엘리베이터를 눈여겨보아야 한다.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이날만 2.22% 오른 11만5000원을 기록했다. 이혁진 연구원은 "금강산에서 리조트 사업을 하는 기업보다는 토지를 가진 큰 기업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철도주 전망도 긍정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얼마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남북 철도·도로 연결부터 경제협력까지 그 역할을 떠맡겠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열차로 정상회담 장소인 베트남 하노이로 향했다는 점도 철도 경협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었다.
철도 관련종목을 보면 대아이티아이(4.13%)와 에코마이스터(3.40%), 부산산업(1.73%), 푸른기술(1.45%) 주가가 이날 나란히 뛰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철도가 먼저 깔려야 다른 경협도 가능해진다"며 "경의선과 동해선을 시작으로 7개 노선을 신설하거나 개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주가가 뒷걸음친 종목도 있다. 인지컨트롤스(-1.89%)와 양지사(-1.25%), 자화전자(-1.03%), 재영솔루텍(-0.68%), 지엔씨에너지(-0.50%), 이엑스티(-0.18%) 6곳이 여기에 해당한다. 대체로 제재가 늦게 풀릴 것으로 보이는 개성공단 관련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