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窓으로 경제보기⑥] 부산 영도의 어느 초등생과 대통령 리더십의 비밀

2019-02-2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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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기억이, 지도자들의 인식 좌우…스포츠 문외한인 스포츠단체장은 잦은 헛발질

[김수인 스포츠 칼럼니스트]



지난주에 이야기한것처럼 사람의 의식은 나이가 들어도 거의 변하질 않는다. 충격적인 사건, 자극이나 엄청난 교훈이나 감동이 아니면 생각이 바뀌지 않는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어릴적 배우고 익힌게 평생가기도 한다.

또 직업이 그 사람의 사고 방식이나 습관을 평생 정해 버린다. 검사는 친구들이라도 피의자로 여기고, 의사는 환자로, 대학교수는 학생처럼 대해 친구들이 기피하는걸 주위에서 쉬 볼수 있다. 검사, 의사, 대학교수는 동창 모임에 잘나가질 않는다.

국가 지도자도 마찬가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평생 공주로 귀족처럼 살았고, 부친(박정희 대통령)의 별세후 1979년말부터 18년간을 암흑처럼 보냈다. 그러므로 나라를 움직일 대통령으로서의 능력이나 자질은 전혀 없어 보였다. 박정희의 후광으로 대통령이 된거나 다름없었으니 대통령이 된 후에도 최순실에게 휘둘리는 등 국정농단을 일으켜 참담한 노년을 지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대선 기간 중 특히 젊은 층의 많은 지지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대기업을 적대시하고 노조를 옹호하는데다 특정 정책을 고집해 매끄러운 경제 발전을 이뤄가고 있지 못한다는 일부 비판을 듣고 있다. 그의 삶이 경제에 대한 인식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먼저 그의 어릴적 이야기를 해보자.

1.얼마전 문 대통령의 남항 초등학교(부산 영도구 소재)와 경남중 1년 후배인 모 인사로부터 어린 시절 일화를 듣고 문 대통령의 경제관 형성을 조금이나마 살필 수 있었다. 영도는 아시다시피 이북 피난민들이 한때 10만 명 가까이 살 정도로 집들이 좁고 험했고 최저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영도 다리 건너편의 광복동 등 ‘육지 사람들’에 대한 부러움이 대단했고, 따라서 잘사는 육지 사람들에 대한 콤플렉스도 심했다고 한다. 기득권자에 대한 반감이 이때 싹텄을 수도 있다.

2.문 대통령은 사법연수원 성적이 2등이었다. 2등은 법원이든 검찰이든 어떤 보직을 선택할수 있었는데 대학시절 시위 전력으로 인해 변호사 직행의 길을 택해야 했다. 그때의 좌절과 실망이 지금 법원과 검찰 개혁의 발단을 마련하지 않았을까.

3.문 대통령이 재벌 중심 경제 체제를 뒤흔들려 하고, 강성 노조를 옹호하는 듯한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은, 20년 가까운 인권변호사 경력이 결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1980~1990년대는 근로자의 희생으로 대기업들이 성장하다시피 했으므로, 근로자들 편에서 열정적인 인권 변론을 하며 ‘반재벌, 친노조’의 성향을 견고하게 다지지 않았을까.

스포츠 단체는 단체장의 경력에 따라 해당 단체의 부침이 심했다. 연 관중 800만명을 돌파한 프로야구는 프로 스포츠의 생리를 아는 기업인 출신인 박용오 두산그룹회장과 구본릉 희성그룹회장이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로 재직할 때 많은 발전을 이뤘다.

반면 스포츠의 흐름을 잘 모르는 군 출신과 관료, 정치인이 총재로 지냈을 땐 개인비리까지 겹쳐 KBO가 바람잘 날이 없었다.

여자프로농구 역시 주로 관료와 정치인이 총재로 재직한 탓에 여자 프로배구에 빼앗긴 인기와 낮은 TV중계 시청률 회복을 좀처럼 꾀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를 아는 대통령이 경제를 살릴 수 있듯이, 스포츠를 아는 인사가 단체의 수장으로 선임돼야 해당 스포츠의 관중 증대와 수익을 높일 수 있다. 프로 스포츠가 낙하산 인사를 배제해야 하는 이유다.

스포츠 칼럼니스트/前 KT 스포츠 커뮤니케이션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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