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다시 한 번 벨기에 브뤼셀로 떠난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쟁점 중 하나인 백스톱(안전장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브뤼셀에는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다. 브렉시트를 불과 40여일 남겨둔 상태에서 이번 '수요일 담판'이 중대 고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브뤼셀에서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회(EC) 위원장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메이 총리는 지난 1월 영국 하원에서 브렉시트 합의문 승인투표가 부결된 이후 아일랜드와 EU 등을 거듭 오가며 자국과 EU 간 의견 조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외신들은 이날 회담이 백스톱 조항 등 브렉시트에 대한 '중요한(significant)'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브렉시트 합의문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하는 영국 측과 재협상은 없다는 EU 측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논의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스톱은 별도의 합의가 나올 때까지 영국 전체를 EU의 관세동맹에 잔류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아일랜드공화국과 영국령 북아일랜드 간 국경에서의 '하드 보더(국경 통과 시 엄격한 통관 절차 적용)'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브렉시트 강경파들은 일종의 안전장치인 백스톱이 가동될 경우 영국에 불리해질 수 있다며 반발하는 상태다.
융커 위원장은 영국이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할 경우 수용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노딜 브렉시트(영국이 아무런 합의없이 EU를 이탈하는 것)를 막기 위해 영국 측에 브렉시트를 연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EU가 어느 기간까지 브렉시트 연기를 수용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EU 안팎에서는 영국이나 EU 모두 노딜 브렉시트를 원하지 않는 상황인 만큼 영국이 브렉시트 연기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본 자동차업체인 혼다가 2021년까지 영국 공장에서의 생산을 중단하기로 하는 등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도 이런 분위기에 일조한다고 경제전문매체 포천 등은 전했다.
한편 로이터통신 등 다른 외신들은 20일 담판으로는 양측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킬 만한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하는 데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