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을 창업한 지 3년차가 된 황모씨(45)는 매장을 계속 운영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지방의 한 대학가에서 14평(46㎡) 남짓 공간을 개조해 문을 열면서 들어간 권리비만 1억원에 달한다. 더구나 내부 장비 비용만 해도 3000만원. 인테리어와 임대료를 제외한 비용이다.
3년부터는 노후화 조짐을 보이는 장비 탓에 감가상각이 떨어지기 전에 매장을 넘겨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문제는 영업이익이다. 1000만원도 되지 않는 연간 영업이익을 알게 된다면, 매장을 받아줄 수요자가 나타나지도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푸념이다. 퇴직 후 직장인들이 원하는 커피전문점의 현주소인 셈이다.
17일 본지가 국가통계포털(KOSIS)을 통해 2016~2017년 프랜차이즈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7년 점포 1곳당 평균 영업이익은 1740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16개 업종 가운데 점포 1곳당 평균 영업이익이 2000만원 미만인 분야는 무려 11개에 달할 정도다.
영업이익순으로 보면 △의약품 9553만원 △자동차수리 4336만원 △안경 3721만원 △문구점 2642만원 △두발미용이 2332만원 등으로 2000만원을 넘긴 업종이다. 2000만원 미만 업종은 △일식·서양식 1960만원 △한식 1948만원 △제빵·제과 1794만원 △기타 프랜차이즈 1691만원 △피자·햄버거 1515만원 △편의점 1469만원 △분식·김밥 1060만원 △주점 1029만원 △치킨 1024만원 △커피전문점 911만원 △가정용 세탁 757만원 순이다.
그뿐만 아니라 2017년 들어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분야는 16개 중 10개다.
가정용 세탁 분야 점포 1곳 영업이익차는 무려 51.8%나 하락했다. 이어 △주점(-37.8%) △치킨(-33.5%) △커피전문점(-31.0%) △분식・김밥(-29.8%) △기타 프랜차이즈(-20.0%) △의약품(-15.5%) △일식·서양식(-9.2%) △피자・햄버거(-5.5%) △편의점(-3.8%) 등이다.
그나마 △제빵・제과 △안경 △문구점 △두발미용 △한식 △자동차수리 분야가 성장세를 나타냈다. 다만, 자동차수리(6.9%) 이외엔 0~3% 수준의 영업이익 성장세에 그친 정도다.
프랜차이즈 매장이 2016년 19만445개에서 2017년 20만6515개로 1년 새 1만6070개가 늘어나 갈수록 자영업 내 경쟁이 치열해진 요인도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중은 25.4%로 미국(6.3%)·영국(15.4%)·일본(10.4%) 및 OECD 37개국 평균(17.0%)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한편 업계는 불안한 자영업 구조 원인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지목한다. 최근 자영업 간담회에서도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동결을 요구하기도 했다. 문 정부 들어 종합대책 등을 포함해 5차례가량 자영업대책이 제시됐지만,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해소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정부 역시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최저임금위원회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는 방안이 포함된 최저임금 결정체계가 이르면 이번 주 확정된다. 그럼에도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문 대통령 대선공약을 저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된 부분은 정부가 대책을 내놓을 수 있는 범위 밖"이라며 "그렇다 보니 기존 대책을 강화하거나 수요자 편의 개선 등의 수준으로 대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핵심적인 부분인 최저임금 수정이 안 되고 있는데, 이 부분이 수정돼야 해결점을 찾을 수 있다"며 "비용 충격을 완화하는 등 정책 궤도 수정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