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취임 3년차인 올해 첫 고용성적표는 '참사' 수준이다. 일자리 전망이 '잿빛'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그야말로 암울한 상황이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실업자는 122만4000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 대비 20만4000명 늘었다. 2000년 1월 실업자가 123만2000명을 기록한 이후 19년 만에 최대다.
실업률은 4.5%로 조사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1월(5%)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다. 취업자 수는 1만9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역시 9년 만에 최저 증가 폭이다.
실업자는 40대(1만9000명)와 50대(4만8000명), 60세 이상(13만9000명)에서 크게 늘었다. 실업자가 급증하며 실업률(4.5%)도 1년 전보다 0.8% 포인트 치솟았다. 정부 노인일자리 사업이 일찍 시작해 60대 구직자가 많아진 것이 이유라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취업자는 2623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9000명 늘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지난해 7월 5000명, 8월 3000명을 기록하면서 1만명대 아래로 주저앉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60세 이상 연령대에서 26만4000명으로 가장 많이 늘었다. 50대와 20대도 각각 4만4000명, 3만4000명 증가했다. 하지만 40대와 30대는 각각 16만6000명, 12만6000명 감소했다.
산업별로는 최저임금 급등의 직격탄을 맞은 업종으로 꼽히는 도매 및 소매업(6만7000명 감소), 숙박 및 음식점업(4만명 감소), 사업시설 관리·사업 지원 및 임대서비스업(7만6000명 감소) 등에서만 18만3000명의 취업자가 줄었다.
반도체 수출 감소 등 영향을 받아 제조업 취업자도 17만명 줄어들었다. 건설업 취업자도 1만9000명 줄면서 2016년 7월(7000명 감소) 이후 30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올해 전망도 어둡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021년까지 3년은 취업이 굉장히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올해 일자리 15만개를 만드는 데 전력투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특히 취약 계층에게 고용 한파가 더 가혹하게 불어닥칠 거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최저임금이 16.4% 오른 데 이어 올해도 10.9% 올랐다. 경제 취약층을 중심으로 올해 고용시장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통계청 관계자는 "제조업 취업자 감소 폭이 확대됐고, 도소매업·숙박업에서 폭은 줄었지만 감소가 지속하고 있다"며 "청년층 고용률 상승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