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에 대한 공매가 오늘부터 총 3일간 진행된다. 입찰가는 102억3286만원으로 주변 시세 대비 비교적 저렴하게 나왔지만 명도소송과 대출규제 등으로 인해 매수자들이 선뜻 나서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두환씨의 연희동 자택에 대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온비드 사이트에서 이날 오전 10시부터 13일 오후 5시까지 공매를 진행한다.
서울지검이 공매에 넘긴 대상은 연희동 95-4, 95-5, 95-45, 95-46 등 총 4개 필지의 토지와 2건의 건물로, 총 감정가는 102억3286만원에 달한다. 이 중 토지(총 1642.6㎡) 감정가가 98억9411만원, 건물 감정가는 3억1845만원을 차지한다.
최저입찰가(예정금액)는 102억3285만원부터 시작한다. 만약 유찰될 경우 1주일 뒤인 2월 18~20일 최저가가 92억원으로 줄어든 상태에서 2차 입찰이 열린다. 캠코 관계자는 “유찰이 되는 경우 총 6회까지 공매가 진행된다”며 “2회차부터 10%씩 매각예정가를 낮춰, 마지막 6회에서는 매각예정가가 감정가 대비 50% 낮은 가격으로 공매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쟁률은 미지수다. 우선 공매는 경매와 적용 법이 달라 명도소송으로 점유자를 내보내야 한다. 예컨대 공매로 연희동 자택을 매수했는데 전두환 씨 일가가 집에서 안 나가고 버티면 명도소송을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 연희동 자택은 아내 이순자씨 외 며느리, 전 씨의 개인비서관 출신 인사가 소유자로 올라가 있다. 이들 개개인에 대해 소송을 진행해야하는 것이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공매는 경매에 비해 명도절차가 까다로운데, 점유자가 전두환 전 대통령인 점을 감안하면 명도 과정이 수월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출규제가 강한 점도 매수자들이 선뜻 나서기 힘든 환경이다. 연희동 현지 중개업소 대표는 “요즘 고가 단독주택은 대출규제로 인해 그림의 떡이다”며 “고가 단독주택을 사는 무주택자는 거의 없다. 현 대출규제에서는 집 팔고 융자내서 이동해야 하는데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단독주택 수요는 강남 아파트 등에서 살던 유주택자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을 찾아 '갈아타기'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정부가 유주택자에 대해 강력한 대출규제를 적용했기 때문에 현금을 두둑하게 준비해야 한다.
다만, 유찰이 계속돼 최종 매각예정가가 감정가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면 팔릴 가능성도 있다. 인근 현지중개업소 대표는 “공매 1차는 주변 시세와 큰 차이가 없다”면서도 “향후 유찰이 지속돼 몸값이 떨어지면 공매문을 두드리는 이들이 나타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