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NF 조약 탈퇴 공식화...다자간 新군축협정 마련되나

2019-02-0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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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러시아가 INF 이행 안해...새로운 핵군축 필요"

국제사회 군축경쟁 가속화..."중국 포함한 협정 재편성"

[그래픽=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러시아와 체결한 중거리 핵전력(INF) 조약의 이행을 중단한 뒤 6개월 후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로운 군축 조약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선 가운데 중국을 겨냥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 경제전문이 포천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한쪽(러시아)이 그것(INF)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훨씬 더 좋은 새로운 군축 조약을 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새로운 핵 군축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INF 이행 중단과 탈퇴 입장을 밝힌 뒤 나온 입장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러시아가 INF를 위반함으로써 수백만 명의 유럽인과 미국인을 위험에 빠뜨리고 양국 관계를 악화시킨다"고 밝혔다.

INF는 1987년 미국과 소련이 체결한 중거리 핵무기 폐기 조약이다. 군비경쟁을 억제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의 일환이었지만 이후 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신형 지상발사 순항미사일을 폐기해야 한다고 요구한 데 대해 러시아가 반발하면서 대립 양상을 보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10월 INF 조약을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연기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러시아가 조약을 준수하지 않으면 60일 후 이행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INF 조약에 따르면 불이행을 선언하고 6개월이 지나면 탈퇴 효력을 갖는다. 

백악관이 '새로운 협정'을 언급한 것은 중국 등 다른 핵 보유국을 겨냥한 입장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 입장에서는 러시아가 중거리 핵 전력을 강화할수록 미국 이상의 위협이 될 수 있는 탓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대로 새로운 다자간 군축협정을 결의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백악관은 최근 일련의 발언을 통해 새로운 (군축) 전략을 찾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며 "중국, 인도, 파키스탄, 이란, 북한의 합의를 요구해야 하는 만큼 미·러 양국 간 협상보다 훨씬 힘든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의 INF 탈퇴를 계기로 유럽 등 국제사회에서 미사일 개발과 군비 경쟁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제임스 카라파노 부소장은 이와 관련, "러시아 입장에서 보면 미국이 핵 전력을 강화하기 시작하면 지금까지의 우위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몇 년 이내에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다자간 군축협정 만들기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NHK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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