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잔치' 손흥민, 국대 유니폼 입으면 '골가뭄'…이상하네

2019-01-3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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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이 위기의 토트넘을 구해냈다. 아시안컵에서 보여줬던 컨디션 난조는 찾아볼 수 없었다.

토트넘이 31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4라운드 왓포드 FC와 경기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역전승의 문을 연 것은 손흥민이다.

이날 손흥민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동점골도 손흥민의 발에서 나왔다. 현지 언론은 경기가 끝난 후 손흥민에게 최고 평점을 부여하고 맨오브더매치(MOM)로 선정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대한민국이 카타르에 패한 것에 대해 실망한 상태였다"며 "그래도 솔직히 그가 팀에 복귀한 것이 기뻤다. 팀에 큰 도움이 되는 선수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에게 늘 중요한 선수"라고 손흥민을 치켜세웠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을 왼쪽 포워드로 선발 기용했다. 경기에서 손흥민은 페르난도 요렌테와 최전방 투톱으로 움직였다. 경기 전 손흥민 체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컸다. 손흥민은 아시안컵에서 체력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전과 바레인 경기를 책임 지면서 큰 체력 부담을 겪었고 카타르와 8강전에서 제대로 활약하지 못했다. 대한민국은 카타르에 0-1로 패배했다.

하지만, 토트넘으로 돌아간 손흥민의 경기력은 달랐다. 왓포드와 시합 초반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였지만, 측면과 중앙 지역을 넘나들며 토트넘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매서운 공격을 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4일 정도 휴식을 취했다. 반면 아시안컵에선 이틀을 쉬고 카타르와 경기에 나섰다. 그렇다고 손흥민의 체력이 토트넘에서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다. 90분 경기를 뛴 손흥민은 근육 경련을 호소하며 그 자리에서 주저앉기도 했다.

손흥민이 대표팀에서 부진을 겪을 때마다 나오는 우려에는 체력,포메이 그리고 상대팀의 집중적 견제가 주로 꼽힌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손흥민은 제대로 휴식을 취할 수 없어 체력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황의조가 원톱으로 나섰고 손흥민이 오른쪽 날개를 맡았다. 손흥민은 빠른 속도와 오른발, 왼발 가리지 않은 정확한 슈팅이 강점인 역습에 능한 선수다. 토트넘에서 손흥민은 자신의 강점만 집중하면 되지만 대표팀이 됐을 땐 다르다.

상대팀은 손흥민을 집중적으로 견제해 제대로 된 경기를 하기 힘들다. 자신에게 집중되는 수비를 역으로 이용해 공간을 만들어주거나 볼 배급을 해야 한다. 수비에도 가담에 상대팀을 압박하는 모습도 보인다. 중원에서 대표팀을 조율하는 역할이 크다. 손흥민이 만든 빈 공간을 황의조 같은 공격수가 들어와 득점하는 모습이 대표팀에서 왕왕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올 시즌 13골을 기록했지만, 대표팀 최근 7경기에선 득점이 없다. 손흥민은 전혀 다른 플레이를 하는 것이다.

벤투 감독은 카타르와 경기 직접 손흥민이 득점이 없는 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손흥민이 골 넣는 것은 의무가 아니다"며 "누가 골을 넣느냐를 신경 쓰지 않는다. 득점 기회에서 골을 넣는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세계적인 공격수로 성장했다. 대표팀에서 뛰면서 골을 양보하고 팀을 승리로 이끈 지혜도 터득했다. 하지만,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때마다 부진을 겪는다면 손흥민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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