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내달 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제2차 정상회담을 열겠다고 밝혔다. 회담 장소로는 베트남이 유력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곳은 휴양도시 '다낭'이다.
다낭은 지리적으로 베트남의 허리춤에 있다. 북부에 있는 수도 하노이와 남부에 있는 경제도시 호찌민의 중간 지점이다. 유명 관광지가 몰려 있는 베트남 중부 최대 상업도시로서 최근에는 한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다낭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회담 일정이 2월 말로 정해지면서 시간적 여유가 생긴 데다 정보보안과 경호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6월 열린 제1차 북·미 회담이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열린 것도 궤를 같이 한다. 싱가포르는 지정학적으로 중립국의 성격을 띤다. 당시 CNN 등 외신은 "북한 관료들조차 편안함을 느끼는 동남아시아 국가 중 하나"로 평가하기도 했다.
양국 대사관이 모두 자리 잡고 있는 데다 2002년부터 아시아 최대 규모의 연례안보회의인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가 매년 개최된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낭도 비슷하다. 2017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당시 APEC 정상회의 참석차 다낭을 방문했다. 제2차 북·미 회담이 열릴 경우 양국 대표단과 각국 미디어 관계자를 수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다는 면에서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낭은 해변으로의 접근성이 높다는 점에서도 싱가포르와 닮았다. 하노이와 호찌민은 상대적으로 도심에 위치해 있고 해변까지의 이동 시간도 감안해야 한다. 완벽한 보안을 담보할 수 있는 경호 능력과 이동 편의성, 교통 등의 조건을 두루 갖춘 다낭과 비교되는 지점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작년 역사적인 첫 만남 당시 회담 중간에 호텔 근처 숲길을 함께 산책했던 점을 돌아보면 더욱 필요한 부분이다. 베트남 정부가 북·미 정상회담을 유치하고 싶다는 입장을 피력할 때 보안 능력을 강조한 것도 당연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2차 북·미 회담 개최 사실을 자신있게 밝히면서도 개최 장소를 공개하는 데 있어서는 신중한 모습이다. 베트남 정부도 아직은 힌트를 주지 않고 있다. 다낭이 싱가포르에 이어 역사 중심지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