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영화에 관한 질문을 받으면 저는 '어바웃 어 보이'와 '마이걸'을 꼽곤 했는데요. 이번에는 '마이걸'로 하겠습니다. 하하하."
이언희 감독이 '인생 영화'로 꼽은 '마이걸'은 1991년에 제작된 하워드 지에프 감독의 작품이다.
장의사인 아빠 해리와 삼촌 필, 정신이 혼미한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소녀 베이다는 늘 외롭다. 그녀에게는 어리숙하고 수줍은 토마스만이 유일한 친구. 아빠 해리는 베이다를 낳다가 세상을 떠난 아내를 그리워하며 가족들에게조차 감정적으로 격리된 채 어린 딸이 소녀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느끼지 못한다.
"'마이걸'은 신기한 게 TV에서 방영할 때마다 넋을 잃고 보게 돼요. 그리고 때마다 울게 되죠."
이언희 감독은 영화 '마이걸'이 가진 감성과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에 마음을 빼앗겼다고 설명했다. 그것이 최근 이 감독이 찍은 영화 '탐정: 리턴즈'의 고민으로 이어지곤 했다고.
"좋은 영화라는 걸 떠나서 '마이걸'을 보면 캐릭터와 배우들이 오래 기억에 남아요. 저는 아직도 맥컬린 컬킨을 보면 눈물이 나거든요. 영화가 예쁘게 그려져서 더 슬픈 느낌이 들어요. 영화 자체가 완성도가 높고 좋은 작품이라기 보다 영화적인 몇몇 요소들이 아주 깊은 여운을 주죠. '마이걸'이 딱 그런 작품이고 제가 '탐정: 리턴즈'를 만들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과 닿아있어요. 인물들이 사랑스럽고 정이 가도록 만드는 부분들이요."
아름답고 따듯한 이야기로 90년대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마이걸'은 1992년 제1회 MTV영화제에서 영화 주연을 맡은 안나 클럼스키가 주목할만한 배우, 최고의 콤비상 후보에 올랐으며 맥컬리 컬킨이 최고의 키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