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비둘기파(양적 완화 선호) 신호를 보내고 미중 무역협상도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 막을 내리면서 시장도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본격적인 어닝 시즌을 앞두고 현재의 호조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모양새다.
9일(현지시간) 연준의 작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된 뒤 긴축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9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상승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대비 0.39% 높은 23,879.1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도 각각 0.41%, 0.87% 올랐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5% 이상 급등했다.
글로벌 경제 둔화 요인으로 지목됐던 미중 무역갈등이 봉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7일부터 사흘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차관급 미중 무역협상이 상황에 따라 추가 대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다만 본격적인 어닝 시즌을 앞두고 기업 실적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향후 주식시장의 방향이 달라질 것이라는 경계감이 나온다. 미국에서는 은행 등 금융권을 시작으로 내주부터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발표될 예정이다. 지난 4분기 실적은 14.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번 1분기에는 이익 규모가 다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라고 CNBC 등 외신은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시장정보업체의 보고서를 인용, 보도한 내용에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소속 기업들의 올해 이익증가율 전망치가 지난해 4분기(10.2%) 대비 6.8%로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담겨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혜택에 따라 기업 실적이 20% 넘게 성장했던 작년에 비해 다소 둔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적 침체(수익이 전년 동기대비 2분기 연속 감소하는 것)'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급락하면서 시장에 '애플 쇼크'를 겪었던 애플과 주택건설업체 레나, 배송업체 페덱스 등의 실적 부진이 전체 기업 실적 둔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CNBC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