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상 중 김정은 불러들인 習, 대북 영향력 과시

2019-01-08 10:49
  • 글자크기 설정

美대표단 베이징 체류 속 이례적 방중

"미·중 협력 필요" 트럼프 향한 메시지

북·중 우호 확인, 무역협상 영향 제한적

지난해 5월 중국 다롄에서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환담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중 무역 협상이 한창인 베이징을 방문했다.

중국이 미국을 향해 대북 영향력을 과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김 위원장은 임박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의제를 사전 조율하는 한편 정치·경제·군사 분야의 협력 강화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美 대표단 체류 중 베이징 방문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김 위원장이 7~10일 중국을 방문한다고 8일 보도했다. 지난해 3월, 5월, 6월에 이어 네 번째 방중이다.

신화통신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공히 시 주석의 요청으로 김 위원장의 방중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 간 우호 관계를 재확인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특히 이번 방중은 미·중 무역 협상을 위해 방중한 미국 대표단이 베이징에 체류 중인 가운데 이뤄졌다.

미국과 중국은 전날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차관급 무역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도 제프리 게리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단장으로 하는 미국 측과 왕서우원(王受文) 상무부 부부장(차관) 겸 국제무역협상 부대표가 이끄는 중국 측 대표단이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미·중 무역전쟁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중국을 찾은 건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미국을 향해 대북 영향력을 과시할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준비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한 비핵화 실현을 위해 미·중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는 것이다.

다만 북·중 관계를 지렛대 삼아 대미 협상 과정에서 미국을 압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을 좋은 파트너라고 칭하면서도 "중국은 (무역전쟁과 북한 비핵화라는) 두 사안이 별개의 문제라는 것을 분명히 해왔다"고 언급했다.

◆김정은 생일날 방중, 中 지방행 가능성도

전날 평양을 출발한 김 위원장은 이날 베이징에 도착해 시 주석과 만날 예정이다.

이날이 김 위원장의 생일인 만큼 환영 만찬도 성대하게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시 주석이 건넬 생일 선물에도 관심이 쏠린다.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하고 향후 정국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김 위원장은 지난해 일련의 정상회담들을 시 주석과의 회담으로 시작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전에 시 주석을 만나 입장을 조율하기를 희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다는 점도 눈에 띈다. 8~9일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고 10일 오전까지 중국 내 일정 소화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중국의 첨단산업 요람인 베이징 중관촌 방문 등은 물론 경제 현장 시찰을 위해 상하이 등 지방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의 방중에는 대남 및 외교 정책 책임자인 김영철·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과 경제통인 박태성 부위원장, 군사분야 책임자인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동행했다.

방중 기간 중 경제·외교·군사 분야의 협력 강화를 위한 폭넓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